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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입질오는 공공재건축, 용적률·사업속도 미끼 물까

  • 2020.10.08(목) 11:23

'절대 안 한다'던 강남권 단지들도 사전 컨설팅 신청
개포일원우성7차 주민반발로 무산…"강남권은 추진 어려울듯"

'입질은 오는데….'

외면받던 공공재건축이 강남 아파트들의 손짓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공재건축은 인센티브가 적어 공공재개발에 비해 '찬밥' 신세였으나 결국 사업이 답보 상태인 노후 단지들이 용적률·사업속도 '미끼'를 건드렸다. 

다만 강남구 개포일원우성7차는 주민들의 반대로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신청조차 무산한 만큼 다른 단지들도 주민 반발이 난관이 될 전망이다. 용적률 상향이 최대 강점이지만 그만큼 대지지분이 축소된다는 점 등도 걸림돌로 작용해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들이 실제 공공재건축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이명근 기자 qwe123@

◇ 강남도 비강남도 '일단 검토'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사업장은 ▲강남구 은마아파트(준공 1979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1978년) ▲관악구 건영1차(1984년) ▲용산구 중산시범(1970년) ▲광진국 중곡아파트(1976년) 등 총 15곳이다. 

공공재건축은 LH‧SH 등 공공이 사업을 주도해서 속도를 앞당기고 용적률을 최대 500%(최고 층수 50층)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현재 주거지역 기준 층고제한은 35층이며 서울시 조례 기준 용적률은 250% 이하다.

하지만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 이상을 공공 임대와 공공 분양으로 기부채납해야 되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에서 외면받았다. 

이에 정부는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접수기한을 지난달 18일에서 30일로 연장했으나 신청하는 단지가 드물었다. 강남권에서 소식이 없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 직전에 참여 신청이 몰리고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 주요 아파트들이 포함돼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들은 대부분 수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용적률 상향이 필요한 곳이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8‧4대책 발표 직후 '공공재건축 수용 반대'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하지만 국제공모 설계안인 용적률 400%, 높이 49층 등의 조건으로 수지 분석을 하기 위해 사전 컨설팅을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2016년 최고 50층 높이의 설계안을 퇴짜 맞고 2018년엔 35층 정비계획안도 보류돼 사업이 답보 상태다. 게다가 6·17대책으로 2년 실거주 의무제가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이라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시급한 상황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2017년 단지가 속한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하는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최고 50층으로 짓기로 했으나 집값 과열 우려 등으로 서울시의 건축 심의 단계에서 3년간 머물러 있다. 이에 잠실5단지는 층수를 50층까지 올리는 대신 전체 공급 가구 수의 20% 정도를 임대주택으로 짓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중산시범은 올해로 '50살'인 노후 아파트인 데다 서울시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공공재건축 1호로 주목 받아왔다. 서울시가 2015년 서부이촌동 재건축 대상지를 이촌1구역, 이촌시범‧미도연립, 중산시범 등 3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분리 개발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을 내놨으나 아직 조합설립도 안 된 상태다. 

중곡아파트는 2014년 총 296가구(분양 276가구, 임대 20가구)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거쳤다. 하지만 2015년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 등으로 추진위원회가 광진구청에 재건축 추진 포기 공문을 발송하면서 사업이 멈췄다. 공공재건축으로 종상향 및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사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건영1차는 2018년 최고 20층, 601가구(용적률 249.9% 적용)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 수립안과 정비구역 지정안이 가결되고 지난해 추진위원회가 승인됐다. 조합은 공공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 조합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는 방침이다. 

◇ 주민반대로 맘돌린 개포우성7차…다른 곳도?

업계에선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신청 수요가 예상보다는 많지만, 실제 참여까지 이어지긴 힘들거라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인 이유가 주민 반발이다. 특히 '부촌'인 강남에선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 사전 컨설팅 신청만으로도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강남구 일원개포우성7차는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신청 단지로 알려졌으나 내부 검토만 했을뿐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원개포우성7차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주민 찬반 투표를 했는데 98%가 공공재건축에 반대해서 사전 컨설팅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기존대로 일반 재건축으로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심의 보류된 내용 등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용적률 299.99%를 적용받아 최고 높이 35층 이하, 1130가구(임대 181가구 포함)로 짓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도 거부감이 높은 모습이다. 

만약 이들 아파트가 공공재건축에 참여해 최대 용적률 500%를 적용하면 총 1만6000가구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단지만으로도 정부의 공공재건축 공급계획(5년간 5만 가구)의 30%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이 최근 "추진위가 주민 동의 없이 사전 컨설팅을 신청했다"며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참여로 이어지긴 힘들어 보인다. 

공공재건축에 따른 결정적인 인센티브가 부족한 점도 걸린다. 

강신봉 한국도시정비협회 부회장은 "사전 컨설팅 신청은 사전 검토 수준이기 때문에 해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말로는 조합원 반발이 굉장히 심하다고 해서 추진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특히 강남권에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더군다나 공공재건축을 추진해도 분양가 상한제 제외, 재초환 부담 완화 등의 인센티브가 부족해서 사업이 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적률을 높이면 그만큼 고스란히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조합원들 입장에선 환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물량(가구 수)이 늘어나면 대지지분이 줄기 때문에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사전 컨설팅은 말 그대로 사전 사업성 검토, 사전 상담 수준인데 상담 건수만큼 사업 시행 건수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며 "용적률을 높여주는 만큼 건폐율을 낮춰주지 않으면 난개발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고 상한제, 재초환 완화 등의 혜택도 없으니 특히 강남권에선 공공재건축 추진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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