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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더는 못참아!' 뿔난 재건축아파트 주민들

  • 2021.07.26(월) 15:42

'오세훈 효과' 기대했는데 '또 하세월'
여의도·강남 재건축 주민들 단체행동
"순차적 재건축 활성화 전략 세워야"

'은마 아파트 재건축 확정! 초대 가수는 원로 가수 아이유'(2072년 예상 기사)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우스갯거리로 돌아다니는 글이다.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각종 규제에 막혀 50년 뒤에나 재건축 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유머다. 

실제로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지역에선 준공 연한이 40년이 훌쩍 넘은 재건축 아파트들이 다양한 명목으로 사업 추진에 퇴짜를 맞고 있다. 유일한 희망이던 '오세훈 효과'도 집값만 올릴 뿐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붙이진 못했다. 

여의도 통개발은 점점 멀어지고 강남 은마아파트 등 일부 재건축 단지는 사업이 길어지면서 주민간 갈등이 심화하는 등 부작용만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견디다 못한 재건축 주민들은 단체행동에 나서며 '재건축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여의도, 통개발 가고 임대주택 오나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강남 등 재건축 아파트들이 몰려있는 주요 지역 주민들이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고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는 '여의도 LH 부지 공공주택 사업에 관한 청원'을 진행중이다. 최근 1·2차 청원서를 제출하고 오는 27일에는 주요 단지 주민들이 모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서울 영등포구을)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해 8·4대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부지인 여의도동 61-2에 공공임대주택 300가구를 짓겠다는 공급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재건축은 막았으면서 국제금융중심지에 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여의도는 현재 재건축 추진 아파트 17곳 모두 1970년대 지어져 준공 40년을 넘겼을 정도로 노후도가 심하다. 특히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으로 무려 '51년차'임에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재건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여의도 통개발'도 물건너간 모습이다. 

지난 2018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통개발(종합 마스터플랜)을 예고했으나 집값 불안으로 잠정 보류된 상태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다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통개발 대신 8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할 전망이다.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초안엔 여의도 금융지구(일반상업지역)는 △수정 △공작 △서울 △진주 등 4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아파트지구(제3종 일반주거지역)는 △목화, 삼부 △시범 △삼익 △은하 △장미, 화랑, 대교 △한양 △광장 △미성 등 11개 단지를 8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길어지자 곳곳서 문제…"순차적 활성화해야"

강남에선 이달 8일 서울 강남구 소재 28개 재건축 조합·추진위원회·준비위원회 등이 '강남구 정비사업 연합회'를 발족해 운영중이다. 압구정 현대, 개포 우성, 은마아파트 등이 참여했다. 

연합회는 오세훈 시장이 후보시절 내놨던 공약과는 달리 재건축 활성화가 외면받고 있다며 재건축 관련 이슈에 공동으로 협의·진행하고 강남구청 및 서울시에 입장을 전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남 역시 재건축 연한(35년)을 훌쩍 넘긴 재건축 아파트들이 도계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준공 43년차의 은마아파트는 지난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여전히 재건축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재건축 사업이 길어질수록 건축물 노후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반 휘어짐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GTX-C노선이 단지 지하를 지나는 계획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민 간 내분도 심해지면서 재건축 추진위 집행부 구성을 둘러싼 잡음도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재건축 활성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집값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9%로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여의도가 속해있는 영등포는 0.21%, 강남은 0.20%로 서울 평균치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선 재건축 순차적 활성화를 조언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재건축 규제 완화 시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진퇴양난의 모습"이라며 "서울시가 재건축을 활성화했다가 가격이 너무 급등하면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시기 조절을 하고 있는듯 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재건축 활성화시 단기적으론 역풍이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공급이 이뤄지면 시장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순차적인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는 서울의 랜드마크 성격도 있는 만큼 통개발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식으로 가야 하고, 강남 등은 구조적인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주거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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