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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늘리려 풀긴 하는데…'분양가' 딜레마

  • 2021.09.16(목) 06:30

아파트 공급 속도…수분양자 부담은 커져
분양가 9억 넘으면 대출 안되고 특공 없어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투기판 우려도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건축 규제 완화,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등 민간 건설업계의 건의사항을 적극 받아들였다. 민간분양 사전청약 시행과 누구나집 등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사업자 참여가 중요한 만큼 이들을 다독이는 동시에 분양가 때문에 공급이 지연되지 않도록 해 도심내 공급을 터주겠다는 의도다.

이 과정에서 만만찮은 부작용도 예상된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규제에서 자유로워 투기수요 진입이 우려되고, 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으로 분양가가 오르면 예비 청약자들의 자금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투기수요 진입 차단을 위한 안전장치는 마련돼 있고, 분양가 제도개선이 가격 상승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공급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15일 민간업계 애로사항을 반영한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방안 등을 발표했다./사진=국토교통부

정부, 분양가 심사 개선으로 공급 확대 

국토교통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제도 심사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업계에서 분양가 산정 기준 등에 대한 합리성 보완 등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지역 분양가 심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심사 기준도 오는 10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분양가상한제 지역 분양가는 해당 시군구 분양가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는데 지자체마다 분양가 인정 항목과 심사 방식 등이 각기 달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관련기사: '분양 걸림돌' 분양가 심사기준 바꾼다(9월15일)

국토부는 이번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등은 현행 기준이 공급 예정인 주택단지 입지나 브랜드에 비해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어 보완해 달라는 업계 의견을 받아들이고, 지자체별로 달라 혼선을 빚었던 분양가상한제 지역 내 분양가 심의 기준을 명확히 해 분양가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분상제 개선 방안은 지자체별로 인정항목 비율 등이 달라 분양가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일관성‧객관성 있게 개선하면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민간사업자들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 이어져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 상황에서 분양가가 얼마나 올라갈지는 예측할 수 없고, 특정 단지에 유‧불리를 따지기도 힘들다"며 "고분양가 심사제도와 분양가상한제 등 제도의 본연 취지와 순기능은 유지하는 만큼 특정 지역 분양가가 올라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분양가 규제 개선의 명암

정부는 제도 개선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제도 개선의 취지가 공급확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 동안 HUG의 고분양가 심사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했고, 이 영향으로 분양 일정을 늦추는 사업장들이 많았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지역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 조합들도 일반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후분양을 고려하는 등 분상제로 인해 공급 일정이 지연되는 단지들이 속출했다.

이런 이유로 공급 주체는 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을 통해 이전보다 주택 가치를 인정받아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 동안 수도권과 광역시 등에서 최근 분양‧준공된 사업장이 없으면 비교사업장이 부족해 고분양가 심사 가격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올 들어 서울은 분양가상한제 이슈 등으로 지자체 분양가 심사가 지연됐는데 향후 공급 가뭄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예비 청약자들은 분양가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총 분양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도 안되는데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바늘구멍을 뚫고 청약에 당첨돼도 자금마련을 하지 못하면 포기해야 하는 수도 있다. 여기에 총 분양가 9억원 이상이면 특별공급 물량도 배정되지 않아 특공을 노렸던 신혼부부를 비롯한 2030세대의 허탈감도 커진다. ▷관련기사: '둔촌주공' 등 분양 물꼬 vs '분양가 더 오를라' 발동동(9월10일)

다만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현재도 서울에서는 분양가 9억원 미만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분양가 규제를 풀어 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투기판 우려

국토부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 확대를 위한 건축규제도 완화했다. 부지확보 등의 문제로 당장 아파트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심 내 자투리 땅을 활용한 이들 주택으로 단기간 내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관련기사: '아파트처럼' 방3개 도시형생활주택‧중형평형 오피스텔 나온다(9월15일)

김영한 주택정책관은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은 건축규제로 인해 수요가 줄고 있었는데 규제가 완화되면 거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민간 업계에서 구체적 사업 계획을 세워 충분히 공급할 준비가 돼있고, 이를 통해 공급부족으로 과열됐던 시장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아파트 공급이 어려우니 비아파트라도 공급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취지다. 다만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유주택자들도 청약 경쟁에 참여가 가능하고,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거주의무기간, 전매제한 등 규제도 적용받지 않아 투기수요의 진입이 쉬운 편이다.

이로 인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시장이 과열될 경우,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1~2인 가구(도시형생활주택)와 3~4인 가구의 아파트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도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함영진 랩장은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워 분양시장의 투기적 가수요 유입이 우려된다"며 "다주택자들이 아파트 규제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에 따른 풍선효과를 주의할 필요가 있어 향후 지속적인 정책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파트에 준하는 주거환경을 갖추도록 건축규제를 완화했지만 여전히 시장 요구와 달리 비(非) 아파트라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은 주차문제 등을 풀지 못하면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이미 주차장 등의 요건이 완화된 상태에서 이를 유지하면서 추가 규제완화해 주거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이 늘어나면 정주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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