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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묻지마세요]여유요? 노후 준비도 못했어요

  • 2021.09.23(목) 06:29

<50대 이야기>
신혼부부 등 특공 확대에 일반공급 물량 감소
30평 물량 극소수에 분양가는 50대도 버거워

형님, 올 설 때만 해도 '추석 전에는 무조건 집 산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도 뜻대로 되지 않았네요. 

아이들도 학교 졸업하려면 아직 몇 년 남아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 새 터전을 잡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이 동네서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집주인이 전셋값을 얼마나 올려달라고 할지 걱정입니다. 내년이면 이 집에서 4년이라 새로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혹시 반전세로 돌리자고 하면 어쩝니까. 지금도 애들 학원비다 생활비다 빠듯한데 월세는 감당못해요.

아시겠지만 이제 수입이 늘어나지도 않아요. 저도 몇 년 후면 임피(임금피크제) 대상이잖아요. 그리고 또 몇 년이 지나면 정말 은퇴해야 하는데. 그 전에 어떻게든 내 집 한 채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말이죠.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집 사고 싶어도 이젠 버겁다 

올 초만 해도 6월 전에는 집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정부가 보유세 늘리고 6월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도 강화하니까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거라고 했거든요. 형님도 뉴스 보셨잖습니까. 그런데 웬걸, 세금 내는 것보다 집값이 더 뛰니 그냥 갖고 있겠다는 겁니다. 매물이 없으니 집을 살 기회도 없어요.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주택 매매거래량은 64만8260건(이하 1~7월 누계 기준)으로 작년보다 15%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은 22.8% 줄어든 32만414건, 서울은 27.5% 급감한 8만3857건에 불과하다.)

그 사이 집값은 계속 오르고. 그나마 이 정도면 살 수 있겠다싶던 아파트 가격도 불과 몇 달 사이에 껑충 뛰었어요. 설(2월) 때만 해도 9억6840만원이었는데(KB부동산시세,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 지금은 10억4667만원(8월 기준)입니다. 반년 만에 8000만원 넘게(8.5%) 올랐으니 이거 원. 

2~3년 전부터 살까 말까 망설이다 지금까지 왔는데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그 때는 앞으로 연봉도 오르기 힘들고, 은퇴 후 생각도 해서 이 많은 돈을 집 한 채에 올인 하는 게 맞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게 오히려 발목을 잡았네요.

당시 똑같이 고민하던 '노과장'은 서울에 영끌(대출 가능한 최대 금액을 동원)해서 아파트 한 채 샀고, 그 사이 벌써 5억~6억 올랐다는 얘기를 들으면 자괴감만 밀려와요. '정부 말 믿지 말고 얼른 집 사라'는 형님 말 들었어야 했는데, 그 때 집 사라고 더 닦달하지 그러셨어요. ▷관련기사:지난 4년의 '부동산 교훈'…정부 말 믿지 마세요(7월20일)

청약 가점 높지 않냐고? 기회가 없다

늦었지만 청약이라도 노려보라고요? 저도 열심히 청약 넣고는 있죠. 무주택 기간이 꽤 되니까 청약가점이 60점 중반 정도 나오더라고요. 해볼 만한 점수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기회 자체가 너무 없어요. 서울에선 새 아파트면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대부분인데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더라고요. 조합원 물량 빼고 나면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일반분양 비중은 38.7%(부동산114)로 절반도 되지 않아요.

그래도 가점 높으니 해볼 만하지 않냐고요? 가점도 인기단지 안정권이라고 하기도 어렵고요. 가뜩이나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위한다고 특별공급 물량 늘리면서 우리가 노릴 수 있는 일반분양은 계속 줄어들었잖아요. 그나마 없는 일반분양 물량에서 특공 빼고 나면 남은 물량에서 박터지는 거죠.

형님도 그거 아셨어요? 작년 연령별 청약 결과를 보니까 전국 기준 50대 당첨자가 3만300여명, 수도권에서는 1만5100여명으로 3040세대보다 적어요. 20대와 비슷한 수준이더라고요. 

특히 신혼부부 등 청년 층에게 유리한 국민주택(공공분양) 특별공급 비중이 85%에 달하고, 민간분양도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공 등의 비중이 늘면서 당첨자 중 50대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 않더라고요. 

사전청약도 마찬가지에요. 다자녀같은 특공 요건이 안되면 50대 무주택자는 일반공급 노려야 하는데, 워낙 물량이 적어서 당첨 커트라인(청약통장 불입액)이 2000만원은 돼야 해요.

그나마 올해 남은 분양단지 중에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애비뉴포레)이 괜찮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아이들이 학생이라 방 한 개씩을 줘야 하니 적어도 30평 이상을 보고 있는데요. 이 단지는 일반분양이 대부분 전용 59㎡ 이하 중소형이긴 한데 전용 84㎡도 1237가구나 있어서 괜찮다 싶거든요.

올해 서울에서 남은 분양 물량이 3만2000여가구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이 중 일반분양이 1만 가구 정도 나온다고 해도 요새는 조합원들이 84㎡ 이상 중대형을 대부분 가져가 나머지 단지들도 중소형이 대부분 일거라고 하네요. 그러니 둔촌주공을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뛰어들어야죠.

분양가도 걱정이고요. 정부가 최근에 분양가 규제를 완화한다는 뉘앙스를 주면서 이 단지 분양가도 3.3㎡ 당 3700만원이 넘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럼 전용 84㎡ 총 분양가는 당연히 9억원이 넘어서 중도금 대출 안되죠. 신용대출 한도도 줄인다면서요. 

형님도 아시겠지만 요새 애들 학원비가 좀 비싼가요. 혼자 벌어서 애 둘 학원비 대면 모이는 돈이 없잖아요. 요새 젊은 사람들은 주식이다 뭐다 재테크도 잘하지만 저희같은 사람들이야 회사에서 승진만 하면 되는줄 알고 열씸히 일만 하고 살았잖아요. 50대라고 10억원 넘는 아파트 분양가를 어떻게 감당할까요.

저도 이제 은퇴까지도 몇 년 안남았는데. 그 때가 되면 아이들도 시집‧장가간다고 할 테고, 그 전까지 내 집 마련 할 수 있을까요.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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