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한다.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한다.
이번 사고를 겪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길을 열어뒀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한 모든 아파트의 안전 보증 기간을 30년으로 확대한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광주에서 연이은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두 사건으로 광주 시민들께 상처와 누를 끼쳐드렸다"며 "광주시와 상의해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사과했다.
피해자 보상 대책도 내놨다. 화정 아이파크는 안전을 재점검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완전 철거와 재시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분양자들은 조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입주가 늦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지연 보상금을 지급한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화정지구 아이파크가 광주 지역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좋은 아파트로 다시 만드는 것이 저희가 사죄할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에 참여한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 기간은 법적 기준인 1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한다.
정 회장은 "안전이 문제가 돼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재 실종자 구조와 이번 사고 원인 규명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학동 참사 당시 사고 현장을 찾아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7개월 만에 비슷한 참사가 반복 발생하자 회장직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 회장은 "사퇴함으로써 책무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책무를 회피한다 안한다가 중요한게 아니라 제일 먼저 국민의 신뢰를 찾는게 이 문제의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사고 발생 후 1주일이나 지나서 사과한 점에 대해서는 "실종자 구조작업이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사고 지점이 지상 100m 이상이기 때문에 2차 사고가 우려되는 등 구조가 지연돼 일주일정도 늦게 사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조성 중인 광주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치고 6명의 현장 근로자가 실종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에도 광주에서 안전사고를 냈다.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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