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분양 예정 물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15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20년 만에 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온다. 지난달 분양 예정 단지들이 줄줄이 일정을 미룬 영향이다.
다만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한곳뿐이다. 서울의 주택 공급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금리가 지속해 오르면서 청약 시장 침체 흐름도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수요자들이 더욱 신중해지면서 지역·단지별 청약 열기가 양극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관련기사:[집잇슈]'분양보다 임대'? 우위 바뀌는 청약 시장 (9월1일)
5가구 중 1가구 경기 물량…서울 분양 단 1곳
1일 부동산R114와 리얼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달 전국 63개 단지, 5만4620가구가 분양한다. 9월 기준으로 2015년(5만7338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난해 9월에 비해서도 8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수도권에는 2만112가구가 분양된다. 서울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가락현대5차소규모재건축(더샵)'이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59~99㎡, 179가구 규모로 29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시 분양 물량이 적은 이유에 대해 "하반기에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분양가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는 1만2450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구리시 인창동 일대 인창C구역을 재개발하는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아파트 1180가구, 오피스텔 251실)'가 대표적이다. 전용면적 34~101㎡ 아파트 679가구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
이 외에도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2633가구)', 평택시 장당동 '평택석정공원화성파크드림(1296가구)', 파주시 탄현면 'e편한세상헤이리(1057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량이 풀린다.
7483가구가 분양 예정인 인천에는 불로동 '검단신도시우미린클래스원(875가구)'와 '인천검단금강펜테리움(1049가구)', '부평파라곤'(761가구) 등이 있다.
지방에는 3만450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GS건설·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양정자이더샵SK뷰(2276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34층, 22개 동으로 구성된다. 일반 분양 대상은 전용면적 39~100㎡ 1162가구다.
1000가구 이상 분양하는 지방 대단지는 경북 구미시 '구미하이테크밸리대광로제비앙(2740가구)', 경북 포항시 남구 '힐스테이트더샵상생공원(2670가구)' 등이 있다.
분양가 상승·금리인상에 미분양 우려도
9월 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은 8월 분양 예정 단지들의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다. 지난 8월 초 분양 계획 물량은 전국 5만6394가구였다. 하지만 8월 말 조사한 실제 분양 물량은 3만8628가구로 계획 대비 68%만 분양했다.
특히 지난달 지방에서 분양한 물량은 1만9728가구로 계획했던 분양 물량(3만6113가구)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구·경북 등 미분양이 쌓인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일정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9월 분양이 계획된 단지들도 일정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미분양 우려와 분양가 협의 문제 외에도 추석 연휴와 규제지역 추가 해제 이슈가 있어서다.
금리 인상이 지속하면서 수요자들의 대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 시장이 주춤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분양 물량은 풍성하지만 과반이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방에서 공급될 예정"이라며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낮아진 시세 차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확산하고, 청약 당첨자의 이탈 사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단지 입지와 상품을 더욱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가 짙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비해 청약자 수 자체가 줄었다"며 "수요자들이 까다롭게 청약 단지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