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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가득 '도심복합사업' 민간 주도는 다를까

  • 2022.12.01(목) 07:20

'강제수용' 비판에도…폐지 대신 '민간 확장'
노후 주거지 개발·주택 공급 '윈윈' 기대 여전

사업 초기부터 토지 '강제 수용' 비판이 나왔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주민 동의율이 낮은 지역(30% 미만)은 후보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애초 문재인 정부가 시작한 사업인 만큼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 정부의 추진 의지가 분명하다. 입지가 떨어지거나 규모가 작아 민간 개발 동력이 떨어지는 지역엔 공공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민간에서도 주도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전환할 전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년째 반대집회…'정권 바뀌어도 그대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후보지 등의 주민들로 구성된 '3080+ 공공주도 반대 전국 연합'은 지난 25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중단하고,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지정을 취소해달라는 요구다. 이들은 작년 11월 처음 연합을 결성한 뒤 1년째 관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상가 소유주나 재개발 분담금을 내기 어려운 주민 등은 정비사업 자체를 반대한다. 2021년 6월29일이 권리산정기준일로 정해지면서 이후 집을 산 사람들은 현금 청산 대상이라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민간 개발을 희망하는 주민들도 있다.

도심복합사업은 작년 2월 '공공주도 3080+' 대책에서 처음 제시됐다. 공공주도의 소규모 도심 재개발사업으로 민간 개발이 어려워 방치 중인 저층 주거지 등을 신속하게 정비하겠다는 목표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를 통해 도심 역세권 등에 30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후보지-예정지-본지구의 지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후보지 선정 절차부터 삐걱댔다.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는 지자체 추천에 따라 정부가 지정하는데,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결정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지금까지 발표된 76개 후보지 중 본지구로 지정된 곳은 8곳에 그친다. △서울 증산4구역 △신길2구역 △연신내역 △쌍문역 동측 △쌍문역 서측 △방학역 등 서울 6곳과 △인천 제물포역 북측 △경기 부천 원미다.

반대 연합 관계자는 "공공이 토지를 수용하고 집주인들한테는 입주권을 주는 방식인데 주민이 주인이 될 수 없는 사업이니 거부감이 크다"며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 공급을 강조해 사업을 폐지할 줄 알았는데 계속하겠다고 해서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급 부족' 우려에…폐지 대신 수정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공급' 방침에 따라 도심복합사업 등 공공주도 정비사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 기사: '민간 공급' 강조한 윤석열…'공공주도' 2.4대책 운명은?(4월8일)

하지만 정부는 도심복합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관계 법령에 따라 정상 추진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민간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의 반발에도 사업을 전면 폐지할 수 없는 이유는 '윈윈'의 성격이 강해서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노후 주거지의 경우 공공주도 외엔 마땅한 개발 방법이 없고, 정부로선 정비사업 없이는 도심에 주택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부동산시장 침체로 민간 개발의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선 꾸준한 주택 공급을 위한 공공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민간 건설사들이 굉장히 위축했고, 정비사업 추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도심복합사업은 LH가 하면 빠르고 잘한다는 걸 보여줘 주민들이 먼저 신청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토부도 폐지 대신 '수정'을 택했다. 공공주도라 반대하거나, 민간 개발을 선호한다는 지적을 수용해 민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연내 '도심복합개발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는 LH와 SH공사 등만 시행할 수 있다.

호응이 낮은 사업장에 대해선 공공후보지를 철회할 방침이다. 현재 각 후보지를 대상으로 주민 동의율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달(12월)중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동의율 30% 미만이면 철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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