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강화된 부동산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 피로감, 정부의 각종 공급대책이 중첩된 효과일까요?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3주째 둔화했습니다. 변동률이 '플러스(+)'인 것은 33주째지만요. 서울을 중심으로 무섭게 치솟던 상승세는 한 김 식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서울 내에서도 열기가 덜 식은 곳이 있습니다. 강남과 서초죠. 유일하게 전주 대비 오름폭이 꺾이지 않은 지역입니다. '강남불패'라는 말을 다시금 상기시키는데요. 아파트 시장도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비강남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서울 3주째 오름폭 줄었지만 강남 '꿋꿋'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7%를 기록했습니다. 전주(0.08%)대비 상승폭이 소폭 줄었는데요. 경기(0.05%→0.04%)는 소폭 줄고, 인천(0.01%→0.02%)은 소폭 늘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전주 수준인 0.05% 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내 선호단지 위주로 거래되며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자 관망세로 매물이 쌓이는 등 상승폭은 지난주 대비 축소됐다"고 분석했어요.
특히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끄는 강남구(0.18%)와 서초구(0.14%)는 여전히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지난주 대비 상승세가 줄지 않았어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중에서도 송파(0.09%→0.06%)는 상승폭이 줄었고요. 강동(0.07%→0.05%)과 비강남권인 마포(0.12%→0.09%), 용산(0.13%→0.11%), 성동(0.16%→0.14%) 등도 오름폭이 둔화했어요.
이에 따라 강남과 비강남의 양극화 심화 우려가 나오는데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거래시장이 둔화하고 시장이 전체적으로 안 좋을 때는 양극화가 더 두드러진다"며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어요.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강남은 최근에도 신고가가 나오는 곳들이 꽤 있다"면서 "거래량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대출 규제나 가격 급등 피로감 등 전체적으로 가격 오름폭을 낮추는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2019년) 전용 84㎡는 지난 4일 직전 거래 신고가와 같은 가격인 33억원에 거래됐고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2015년) 전용 151㎡는 지난 2일 이전 최고가보다 2억4000만원 오른 52억4000만원에, 동부센트레빌(2005년) 전용 145㎡는 지난달 30일 49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며 각각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시장 변수가 늘어난 만큼 강남권에서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호가를 내리지 않은 몇몇 거래가 이뤄지며 여전히 상승세지만 거래량은 확실히 줄고 있다"면서 "금리나 각종 규제, 트럼프 집권 등 다양한 요인들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을 내리지 않고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번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소장은 "대출 규제를 비롯해 단기급등 피로감, 그린벨트 해제, 트럼프 재집권, 금리 인하 기대감 등 개별 사안들 각각은 영향이 크지 않지만 다양한 변수들이 중첩됐고,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이에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관망세에 들어간 모습으로 내년 1분기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올파포' 입주 끝나면 전셋값은?
전셋값도 전체적으로 주간 오름폭이 작아지고 있는데요. 연말을 기점으로 다시 급격히 오를 수 있단 예상도 나옵니다. 초대형 입주장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제외하면 사실상 서울 내 입주 물량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변동률은 지난주 상승폭과 동일한 0.05%를 기록했습니다. 서울(0.08%→0.06%), 경기(0.08%→0.06%), 인천(0.16%→0.14%) 모두 전주 보다 둔화했어요. 수도권 전체적으로도 0.07%로 전주(0.09%) 대비 상승세가 약해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서울 전셋값은 77주째 오르고 있죠.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학군지 등 선호단지 매물 부족 현상 이어지고 있다"면서 "임차수요는 꾸준해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일부 지역 신규 입주 영향과 전세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주대비 상승폭은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둔촌주공 재건축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있는 서울 강동구의 경우 이번주 보합(변동률 0.00%)을 기록했고요. 반면 강남구는 대치·압구정동 위주로 0.14% 상승, 서초구는 반포·서초동 신축 위주로 0.09% 상승했습니다. 성동구는 행당·성수동 중심으로 0.12%, 노원구는 월계·중계동 역세권 위주로 0.10% 올랐고요.
전셋값 오름폭 둔화가 길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심형석 소장은 "전세는 입주 물량이 변수인 만큼 계속해서 강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서울 아파트 거주비율(자가점유비율)은 아직 50% 미만이고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기피가 여전한 만큼 가격 상승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