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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물줄기]①집권 2년차 징크스

  • 2013.07.29(월) 11:46

前정부 흐름 유지…일부 과감한 개혁 시도
이듬해 정책기조 'U턴'…금융위기 후 줄곧 증세

박근혜 정부가 내달 초 첫 세제개편안을 내놓는다. 올해는 경기 부진의 여파로 사상 최악의 세수 부족 사태가 예상되는 만큼, 세금을 늘리는 '증세(增稅)'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도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소득세와 소비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담겨있다. 현재 정부는 깎아주고 있는 세금 제도를 대폭 축소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줄이는 등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교체 전후로 이뤄진 세제개편은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집권 첫 해에는 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항목별로는 새롭고 과감한 개편이 많았다. 그러나 2년차에는 조세정책의 방향이 확 바뀌는 경향이 나타났다. 과거 정부의 세제개편 흐름을 통해 새 정부가 집권 초기 가져가야 할 세금의 맥을 짚어본다. [편집자]

 

◇ 첫 해의 패턴 '부드럽게, 과감하게'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출범 첫해 조세정책은 이전 정부와 궤를 같이 했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였던 2002년에는 고액 자산가의 변칙 상속과 증여를 철저하게 차단하기 시작했고, 이듬해 노무현 정부는 상속·증여세 포괄주의를 고안해냈다.

 

전 정부의 증세 정책 기조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했지만, 보폭은 과감하게 넓혔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첫해부터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내놓으며 하나씩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비과세·감면을 줄여 세입 기반을 확충하고, 자영업자의 세원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융소득 과세제도를 손질하고, 부동산 보유과세도 강화했다. 기업에 대한 세부담은 줄여 투자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유도했다. 정확히 10년이 지난 2013년 8월에도 똑같은 제목의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이 나왔는데, 내용까지 흡사하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 조세정책은 증세와 감세를 반복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누더기 세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말이었던 2007년에는 소득세 부담을 줄이는 등 3조5000억원 규모의 감세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며, 나라 곳간을 활짝 열었다.

 

이명박 정부도 첫 해 감세 정책을 시도했는데, 그 규모는 전년보다 3배 넘게 늘렸다.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증여세, 부동산 관련 세제까지 웬만한 세금은 다 깎았다. 세금을 줄이면 소비와 기업 활동이 늘어나 경기가 활성화되고, 세수도 더 걷힌다는 선순환 논리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감세를 단행했다. 

 

◇ 2년차는 확 바뀐다

 

사상 최대의 감세 정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부자 감세' 논란에 휩싸였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밀려오면서 1년 만에 감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2009년 8월에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10조원이 넘는 증세 계획이 담겼고, 2010년에도 2조원의 세금을 더 걷자는 방안을 냈다. 이후에도 매년 3조5000억원, 1조7000억원의 증세 개편안이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도 출범 2년을 맞으면서 정책 기조를 바꿨다. 2004년 8월 당정협의를 통해 소득세율은 1%포인트씩 낮췄고, 근로자의 연말정산에서 일률적으로 받을 수 있는 표준공제 한도를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다.

 

두 정부 모두 집권 초기 야심차게 추진한 조세 정책들이 2년차부터 180도 바뀐 모습을 반복했다. 경제 상황과 세수 여건의 변화가 극심했고, 세금 제도 역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했다.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박근혜 정부도 전 정부와 같은 증세 기조가 유력하다. 특히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2년차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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