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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의 법칙]① 세금 4대 수장을 말한다

  • 2014.04.29(화) 08:55

재임기간 1년4개월…전북·충남 지역 선호
관세청장은 세제실장, 국세청장은 차장이 '1순위'

공직자의 인사(人事)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뜨겁다. 승진이나 전보를 앞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이나 업체들도 신문 지면이나 인터넷의 인사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인사 소식을 전해듣고 진심어린 축하 인사를 건네는 광경은 훈훈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리깊은 갑을(甲乙) 관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세무공무원에 대한 인사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기업이나 세무대리인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고위직 세무공무원의 경우 조직 내 서열과 경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일정한 패턴도 엿보인다. 2000년대 이후 세금 분야의 4대 수장(국세청장, 관세청장,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조세심판원장)의 인사 법칙을 재구성하고 잠재 후보군들의 임명 가능성을 예측해본다. [편집자]

 

 

세금을 둘러싼 정부 조직은 입법과 행정, 사법의 '삼권'으로 나뉜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세법을 만들고, 국세청과 관세청인 세금 징수와 관련한 행정을 담당한다. 국무총리실 소속의 조세심판원(2008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에서 변경)은 납세자의 억울한 부분을 풀어주는 기관으로 법원과 유사한 성격이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들의 직급은 기관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국세청장의 경우 국회의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기재부 세제실장과 조세심판원장은 각각 일반직 고위공무원(옛 1급 상당)으로 기관장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무총리가 직접 임명한다.

 

외관상으로는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 소속 기관으로 견제를 받는 위치다. 세제실장과 조세심판원장은 든든한 형님들(부총리, 국무총리)이 버티고 있다. 국가의 세금 문제를 사이에 두고 적절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양상이다.

 

◇ 평균 16개월 근무…전북·충남 출신 '강세'

 

2000년대 이후 세금 분야의 4대 수장에 앉은 인물은 40명(현직 포함)이다.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이 각각 8명이고, 세제실장은 11명, 조세심판원장은 13명이 자리에 앉았다.

 

수장들의 인원수는 근무 기간과 연관이 깊다. 이들 40명의 평균 임기는 16개월로 집계됐다.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의 재임기간(현직 제외)은 각각 19개월과 20개월로 상대적으로 길었지만, 세제실장과 심판원장은 14개월과 13개월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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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세금 리더들은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중복된 인원을 제외한 28명 가운데 행시로 임용된 인원은 26명으로 93%를 차지했다. 비(非)고시 리더는 9급 공채 출신의 이종규 전(前) 세제실장과 교수 출신으로 외부 영입된 백용호 전(前) 국세청장이 있었다.

 

출신 지역은 전북이 6명(21%)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5명(18%), 경북 4명(14%), 전남·경남 각 3명(11%), 대전·충북 2명, 서울·대구·강원 각 1명 순이었다. 광역단체 중에서 경기도와 부산, 인천, 광주, 울산 출신은 없었다.

 

전북 옥구(박종성 심판원장, 이희수 세제실장, 채수열 심판원장)와 충남 보령(백용호 국세청장, 윤영선 관세청장, 전형수 심판원장)에서 각각 3명의 세금 수장을 배출했고, 경북 청도에서는 2명(성윤갑 관세청장, 이현동 국세청장)이 나왔다.

 

◇ 인재 등용의 법칙…'심판원장→세제실장→관세청장'

 

기관별로 중복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패턴'이 보인다. 2000년 6월 부임한 이용섭 국세심판원장(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제실장과 관세청장, 국세청장 등 4대 요직을 모두 섭렵해 '그랜드 슬램'의 진기록을 남겼다.

 

백운찬 현(現) 관세청장은 심판원장과 세제실장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전임자였던 허용석·윤영선·주영섭 청장은 2008년 이후 '세제실장이 곧 관세청장'이라는 트렌드를 물려줬다.

 

심판원장에서 세제실장으로 부임하는 코스도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이용섭 의원에 이어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희수 한국기업데이터 사장은 세제실장과 심판원장의 직함을 모두 갖고 있다.

 

이종규 전(前) 코스콤 사장의 경우 2005년 세제실장에서 심판원장으로 '역행'한 적도 있지만, 최근 백운찬 청장에 이어 김낙회 현(現) 세제실장이 다시 심판원장 출신의 명맥을 되찾았다.

 

국세청은 2000년대 8명의 청장 가운데 6명이 내부 출신이었고, 2인자인 차장에서 승진한 인물은 4명(이주성·전군표·한상률·이현동)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부임한 김덕중 국세청장은 이례적으로 중부지방국세청장에서 승진한 케이스였고, 행시 동기(27회)인 박윤준 차장은 자진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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