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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세수가뭄, 내년까지 이어진다

  • 2014.10.23(목) 10:31

8월 누계실적 2011년보다 부족…200조도 위태
정부 낙관적 전망 여전…세수 구멍 더 커질듯

세금이 도무지 걷히지 않고 있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정부의 곳간이 채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당초 목표로 삼은 세수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해졌고, 2~3년 전보다도 뒤떨어진 세수 성적표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수감소 추세는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걷은 국세는 13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억원 감소했다. 8월 누적 세수는 2011년(137조9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는커녕 2011년보다도 세수실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201조9000억원을 걷으면서 정부가 짠 예산보다 8조5000억원이 부족했고, 2011년에는 19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세수 실적이 3년 만에 200조원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 세수 15조원 펑크 위기

 

올해 정부가 잡은 세수 목표는 21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15조원 가량 늘렸는데, 8월까지의 실적은 지난해보다도 못 미친다. 국세청과 관세청이 세수 실적을 거양할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15조원 이상의 세수가 펑크날 위기에 몰린 것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의 월별 세수 곡선을 비교해보면 올해 세수 실적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가장 실적이 좋았던 2012년(203조원)은 이미 가시권역에서 멀어져 희망을 걸어볼 수준이 아니다. 2012년과 2014년의 세수 격차는 8월 현재 6조원 넘게 벌어졌다(2012년 142조8000억원, 2014년 136조6000억원).

 

올해의 월별 세수 실적은 2011년과 2013년의 곡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지만, 약 1조원 내외로 뒤처져 있다. 2011년에는 연말에 과세당국의 뒷심이 부족해 200조원을 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간신히 200조원을 넘길 수 있었다.

 

지난 3년의 실적을 토대로 볼 때 올해 걷을 수 있는 최대 실적은 202조원, 최소 실적은 192조원 수준으로 점쳐볼 수 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잡아봐도 정부가 올해 걷기로 한 216조5000억원은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됐다.

 

 

◇ 그래도 '낙관론'…"내년엔 20조 더"

 

지난해 9월 기재부가 올해 예산을 짤 때만해도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예상했고, 경기 회복세를 기반으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각각 4조원 넘게 걷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초 김상규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현 조달청장)은 "경제 사정이 좋아지고 있어 2013년과 같은 대규모 세입 부족 없이 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 회복에 자신이 있었던 정부는 올해 세입예산을 218조5000억원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 속에 2조원이 깎였다. 정부가 기대했던 경기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부동산 규제완화로 '초이노믹스'의 시동을 걸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올해는 작년보다 세수 상황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인정했다.

 

내년에는 더 걱정이다. 지난 달 정부가 목표로 잡은 내년 세입은 221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조원을 더 키웠다. 사실상 올해 실적을 최대로 잡아도 200조원에 턱걸이할 상황인데, 내년에는 20조원이 넘는 세수를 추가로 뽑아내야 하는 것이다.

 

세수 부족 현상은 정부의 장밋빛 전망 속에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집 돈벌이는 분명 예전과 같지 않은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씀씀이를 늘리는 격이다. 내년에는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적자 규모만 눈덩이처럼 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규모 세수 펑크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또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 유례없는 장기 세수고갈

 

1990년 이후 세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해는 1998년과 2009년 단 두 차례였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던 시기다.

 

그러나 2년 이상 세수 부족이 지속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199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전년보다 8조원과 13조원의 세수를 늘리며 반전에 성공했다. 당시 경제성장률은 1999년 10.7%, 2010년 6.3%로 폭등했다. 위기를 맞아 바닥을 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경제 활력이 생긴 것은 분명했다.

 

현재는 IMF나 금융위기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초이노믹스'를 통해 경기부양을 시도하고 있지만, 최 부총리의 취임 후 100일간 가시적으로 나타난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아직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대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중국의 저조한 성장률, 일본의 엔저 공세, 유럽발 경기침체 등으로 대외여건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으로 세입예산보다 적은 세수가 들어올 전망이고, 내년에도 목표 세수가 너무 높게 설정돼 있어 '3년 연속'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수 위기를 극복하려면 경기 회복이 필수적이다. 물론 세금을 인위적으로 더 걷는 '증세' 방식도 있지만, 효과가 적고 국민들의 반감만 키울 뿐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임금 상승과 소비 증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3대 세목(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의 세수를 키울 수 있다. 정부가 기업소득 환류세제로 '기업→가계→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내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정책의 약발이 먹히더라도 실제 세수 효과는 2016년쯤에나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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