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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침몰시킨 그때 그사람들

  • 2016.06.16(목) 14:11

부실만든 임원, 감사위원들 여전히 '승승장구'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빠져..수사확대 여부 관심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비리에 대한 진상·책임 규명 작업이 한창이지만 당시 경영진과 감독 당사자들은 한발 비껴서 있다. 당시 경영진들은 현직에서 승승장구 중이고, 감독에 실패한 사람들도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16일 비즈니스워치는 대우조선의 부실이 현금흐름표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최근까지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에서 요직을 맡은 핵심인사들의 행적을 추적했다. 관련기사☞ [회계톡톡]대우조선해양, 현금흐름표만 봤더라면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회사의 부실이 쌓이고 분식회계가 벌어지는 동안 대우조선 경영진은 성과급을 톡톡히 챙긴 것으로 감사원의 조사 결과 확인됐다. 대주주이자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들 또한 관리·감독은 하지 않고, 낙하산 인사 등으로 그 이익을 나눠가지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그때 그 사람들'의 현재를 소개한다.
 
# 남상태·고재호 전 대표 및 측근 13명, 여전히 "업계통"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우조선해양에서 부사장을 지낸 이는 총 13명이다. 
 
여기에는 대우조선의 '터줏대감'으로 사장까지 올라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고재호 전 대표도 포함돼 있다. 고 전 대표는 2008년 취임한 남상태 전 대표 아래서 부사장을 지낸 뒤, 남 전 대표가 떠난 2012년 대표직을 이어받았다.
 
13명의 역대 부사장들은 사장직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등 대우조선에서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다. 대우조선에 부실이 본격화한 이 기간 이들은 매년 4억~5억원대 연봉을 지급받았다.
 
 
분식회계 된 성과를 근거로 억대 연봉을 챙긴 전직 대우조선 부사장 중 상당수는 임기를 마친 뒤에도 회사의 자문역으로 남아 거액의 연봉을 추가 지급 받았다. 일부는 정성립 사장의 취임 전까지 계열사 대표로 자리를 옮겨 일을 계속 했고, 나머지는 대우조선을 떠나 동종업계 다른 회사에서 고위직을 꿰찼다.
 
이병모 전 부사장은 최근 STX조선해양의 대표로, 정방언 전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의 리스크매니지먼트팀 팀장으로 발탁됐다. 검찰 출신 문규상 전 부사장은 본업인 변호사로 복귀했다.
 
 
이 기간 산업은행 수장을 지낸 평균 연령 66.0세의 이들은 올해도 여전히 현역이다.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은 나무코프 회장 겸 롯데그룹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고문으로, 강만수 전 행장은 경남 합천군 고향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 홍기택 전 은행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담당 부총재로 일하고 있다.
 
# 감사 실패한 감사위원들 여전히 감사 업계서 승승장구
 
대우조선의 감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2008~2015년 대우조선이 선임한 감사위원 총 20명 가운데 올해 기준 70세를 넘긴 고령자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업계에서 전문가로 통한다. 
 
임기만료 전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퇴임한 윤창중 씨 등도 본업으로 돌아가 승승장구해 왔다. 윤 씨의 경우 2012년 12월24일 대우조선의 사외이사직 중도퇴임 이후 청와대 대변인으로 갔고, 2015년~2016년 1분기 사이 짧게 감사위원직을 맡은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학계에 몸 담은 대우조선 감사위원들은 소속 학교에서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다른 기업에서 새롭게 감사위원으로 선임돼 일하고 있다. 올해도 대우조선의 감사위원을 하고 있는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2011~2012년 감사위원을 지낸 KDI 교수 김지홍 전 위원은 한국전력공사에서, 고상곤 한국PR협회 감사와 신광식 KDI 초빙연구위원은 각각 KT&G와 한국거래소에서 새롭게 감사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평균 연령 61.0세의 이들은 대우조선에 있으면서 매년 1인당 감사 보수로 5000만~7000만원을 받았다.
 
# 부실 책임 인사들, 손배소 명단에 없어
 
하지만 대우조선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책임선상에 이들의 이름은 찾기 어렵다. 대우조선 소액투자자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는 대우조선 및 고재호 전 사장과 함께 안진회계법인만이 피고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언급된 부사장과 감사위원 등은 피고인 명단에 없다. 
 
대우조선의 또 다른 외부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 역시 빠져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2008~2009년 대우조선과 2억9000만원, 3억원의 감사계약 총 2건을 체결했다. 같은 시기 비감사용역인 '중장기 운영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 등의 대가로 2억5300만원을 지급받기도 했다.
 
이들이 '손배소 책임'에서 제외된 것은 투자자 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누리가 승소에 초점을 맞춰, '장부 수정'이 실제 나타난 정성립 신임 사장 취임 후로 책임자의 범위를 제한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다만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수사를 본격화한 뒤 수사 대상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책임 추궁 대상이 추가될 여지는 있다. 고재호 전 대표에 앞서 남상태 전 대표이사를 비롯한 전직 대우조선 임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것은 물론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또한 이달 8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대우조선 손배소 사건의 피고인이 늘어날 가능성도 생겼다. 이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재판부가 지난 13일 기일에서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다음 기일을 9월29일까지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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