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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주주의 과점주주도 2차 납세의무 질까

  • 2018.10.02(화) 08:00

[세무칼럼]김경조 삼정회계법인 조세본부 부장

납세자는 세법에 따라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국가는 납세자가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국세의 일실을 최대한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당초 납세자를 갈음해 납세의무를 지울 자를 특별히 지정하고 있다. 이를 '제2차 납세의무자'라고 한다.

 

제2차 납세의무자의 책임이 납세의무자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무겁기 때문에 국세기본법은 제2차 납세의무자의 지위에 서게 될 자를 개별적인 법률관계마다 법률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국세기본법(제39조)은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체납처분비'에 충당하더라도 부족한 경우에 특별히 그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의 '과점주주'에게 그 부족액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도록 특정해 놨다.

 

과점주주란 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소유주식 합계가 50%를 초과하면서 실질적으로 그 권리를 행사하는 자들을 의미한다. 자연히 과점주주에는 법인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법인인 과점주주가 자신에게 부여된 제2차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세관청은 그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에게 또다시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울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물음에, 과거 기획재정부는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에게도 제2차 납세의무가 있다는 해석을 한 바 있다(기획재정부 조세정책과-258, 2014.3.19.). 즉, 국세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체납처분비'의 범위에 '제2차 납세의무자로서 납부할 국세'도 포함된다고 본 것이다.

 

2차 납세의무제도의 취지는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가 법인을 조세회피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방지함에 있기 때문에,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에게 2차 납세의무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은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쟁점을 다툰 다른 사건에서, 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는 '1차 과점주주'까지만 적용되고, '2차 과점주주'(과점주주의 과점주주)까지 무분별하게 확대하여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서울행법법원 2017.7.14. 선고 2016구합5689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1.24. 선고 2017누64578 판결).

 

법원은 국세기본법 상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요건으로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체납처분비'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를 정하고 있을 뿐 '제2차 납세의무'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를 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봤다.

 

또한 법에서 과점주주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을 뿐이고 과점주주의 과점주주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과점주주의 과점주주까지도 법에서 정한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법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최종 과점주주가 조세회피 목적에서 지배구조 내에 있는 여러 단계의 체납법인들을 통해 제2차 납세의무를 면탈하는 등의 문제는 사안에 따라 실질과세원칙 등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에게도 단계적으로 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된다면, 과점주주의 체납이 있을 때마다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리의 존속기간(부과제척기간)도 단계적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와 조세법률관계를 신속히 확정짓는다는 부과제척기간의 취지도 무색하게 된다는 지적도 남겼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으로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해석 상 논란의 여지가 있는 본 사안에 대해서는 행정해석이나 사법부의 판단에 의지하기보다 법에 명시규정을 두어 입법을 통해 해결함이 향후 발생하게 될 다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헌법이 규정한 조세법률주의 정신에도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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