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구시장은 한국 시장의 10배인 100조 규모다.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신도시개발이 이어지면서 중국 가구시장은 확대 일로다. 반면 한국 가구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가 들어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국 가구회사들이 중국에 애정을 기울이는 이유다. 한샘, 퍼시스, 까사미아, 보루네오, 에넥스, 에이스침대 등 국내 회사들이 중국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가구시장의 현황과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들을 짚어본다.[편집자]
싼 것만 찾던 중국인들이 변했다.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가격보다 질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국산업정보망(中国产业信息网)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중국가구시장 규모는 5664억 위안(99조5000억원)이다. 불과 5년전인 2008년의 두 배다.
빌리 웡(Billy Wong) 홍콩무역발전국(HKTDC) 수석경제학자는 "중국인이 10년에 한번씩만 가구를 바꾼다고 가정했을 때 매년 4400만개의 가구가 교체된다"며 "한 집당 1000위안을 쓴다고 하면 매년 440억 위안 규모의 가구시장이 형성된다"고 추정했다. 매해 적어도 7조7000억 원어치의 가구가 판매된다는 분석이다.
◇中 가구시장은 고공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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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구산업은 신도시건설과 맞물려 앞으로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건설이 가속화되면서 주택 인테리어와 각종 가구 판매가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중국인의 소득이 높아지는 것도 가구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중국인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은 5562위안(97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6% 증가했다.
특히 중국 중산층들의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가구의 품질과 디자인을 꼼꼼히 따져 웃돈을 얹어서라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홍콩무역발전국의 설문조사에서 중국 중산층의 73%는 인테리어 제품을 사는 데 전보다 더 많은 돈을 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중국은 가구 '춘추전국시대'
그렇다고 해서 중국 가구시장이 '만만한 곳'은 결코 아니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매우 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가구제조업체는 5만여 개, 브랜드 수는 4000여 개에 달한다. 코트라(KOTRA)는 "넓은 지역, 많은 인구, 다양한 문화, 운송의 한계 등의 영향으로 중국 가구시장은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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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가구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중소기업 위주로 돌아가던 중국 가구시장에도 브랜드 파워를 갖춘 본토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가구사인 콴유(QuanU, 全友家居), 레드애플(Redapple, 紅蘋果)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0.5%정도다. 시장점유율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이케아(1.1%)다.
현재 중국 가구업체들은 국제적인 수준의 설비를 도입하면서 생산공정을 개선하고 있다. 생산효율을 높이고 제조공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중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유럽,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수입가구도 판매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온 브랜드만 20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파나요토풀로스(Alex Panayotopoulos) 따쉐컨설팅 마케팅 매니저는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가구 업체들이 매출 부진으로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인수 합병을 통해 중국 본토 가구기업들은 덩치를 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