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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서 효자로? 이마트24의 다음 스텝은

  • 2023.02.20(월) 06:50

[워치전망대]이마트24 첫 '흑전' 기록
'규모의 경제' 달성하며 연간 첫 흑자
이젠 '점포 차별화'…양보다 질 높인다 

이마트24가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점포가 일정 수준에 오르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덕분이다. 주류특화 매장 등 차별화 전략도 주효했다. 다만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CU와 GS25 등 경쟁사에 비해 점포수가 여전히 부족하다. 사실상 규모의 경제만으로 이들을 앞서기 어렵다. 이마트24는 점포 차별화 전략으로 '질'을 높여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젠 '규모의 경제'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5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2조원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의 매출은 2조1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성장했다. 이마트24는 지난 2014년 이마트 자회사 편입 후 2021년까지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룹 내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마트24 실적 점포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어느 정도의 규모의 경제를 갖춘 것이 흑전의 주요인이다. 점포 수는 편의점 사업에서 절대적이다. 점포가 많을수록 매입 협상력이 높아진다. 제품 구매단가를 낮출수 있다. 자체브랜드(PB) 상품 기획 등에도 유리하다. 이마트24가 그간 점포 확대해 집중해왔던 이유다. 이마트24는 5000개 점포를 손익분기점으로 예상해왔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점포수 6365개를 기록했다. 

실제로 이마트24의 실적은 점포수와 비례해왔다. 이마트24는 신세계의 지원아래 2015년부터 전폭적으로 가맹점 수를 늘렸다. 2014년 501개에 불과했던 이마트24 가맹점은 2015년 1058개, 2016년 1765개, 2017년 2662개, 2018년 3707개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5165개점으로 비로소 5000개점을 돌파했다. 이마트24의 실적은 점포수 증가와 함께 꾸준히 우상향했다. 

영리했던 '마케팅'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의 후발 주자다.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기 위해 기존 편의점과 다른 경영 모델을 도입했다. 일반 편의점은 가맹점과 본부가 이익을 일정비율로 나누는 로열티 방식이다. 반면 이마트24는 점주가 점포를 직접 임차하고 고정 월회비를 내도록 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했다. 점주의 경영 자율성을 높였다는 얘기다. 이 덕에 점포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사진=이마트24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차별화 마케팅도 흑전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마트24는 지난 2019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주류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이 달의 와인' 등를 선보이며 절은 층 사이에서 ‘와인=이마트24’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 2030세대 사이에서 혼술 홈술 열풍이 일면서 큰 힘을 발휘했다. 주류 판매가 늘며 일반 상품 판매도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특히 '주식 도시락' 등 이색 협업이 지난해 이마트24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이마트24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게임을 접목하는 시도도 있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게임, 패션업계 등 다양한 업태와의 이색 컬래버레이션 마케팅과 팝업스토어를 선보여 젊은 고객의 호응을 얻었다"며 "이외 투자비 절감 및 판관비 개선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자전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앞날은 그리 녹록지 않다. 약점은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적은 점포수다. 현재 CU와 GS25의 점포수는 각각 1만6789개, 1만6448개에 이른다. 그나마 '만만한' 경쟁 상대였던 세븐일레븐도 미니스톱을 품으면서 점포가 1만2000여개로 늘어났다. 규모의 경제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편의점 근접출점 제한 자율규약도 연장됐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마트24가 꺼내든 승부수는 매장 '차별화'다. 편의점 중에서도 이마트24를 찾을 '이유'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딜리셔스 아이디어'로 브랜드 슬로건을 바꿨다. 맛있는 상품과 기분 좋은 서비스로 집객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명 맛집과 손잡고 다양한 RMR(레스토랑 간편식)을 선보이며 '맛'을 경쟁력으로 삼는데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도 무기다. 모바일앱 혁신으로 이마트24에 대한 록인 효과를 강화한다. 특히 신세계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이는 이마트24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이다. 고객의 생활에 이마트24를 녹여 이른바 '습관화'를 이루겠다는 목적이다. 주요 서비스에 빅데이터 등 ICT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 이마트24의 '다음 스텝'으로 평가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는 다양한 ICT기술을 적용해 더 스마트하게 점포를 운영하고,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디지털 혁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가맹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신기술을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점포에 상용화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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