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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 호텔신라, '콘도·시니어 타운' 카드 만지작

  • 2025.02.21(금) 16:47

사업 목적에 콘도미니엄업·노인주거사업 추가
지난해 적자 전환…면세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남해·기장 등서 '모노그램' 열고 위탁운영 확대

/그래픽=비즈워치

신사업 찾아라

호텔신라가 콘도미니엄과 시니어 타운 신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면세점 부진으로 다시 적자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다음달 20일 오전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 및 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운영사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다.

이번 정관 변경 후 호텔신라는 콘도미니엄과 시니어 타운 등의 신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콘도미니엄과 실버타운 모두 그간 호텔신라가 운영해본 적이 없는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콘도'라는 용어로 더 친숙한 콘도미니엄은 국내 관광진흥법상 호텔업과 별개로 취급되는 관광숙박업의 한 형태다. '소유' 방식을 도입한 숙박시설이기 때문에 호텔업과 구분된다.

/그래픽=비즈워치

콘도미니엄은 호텔이나 리조트를 객실 단위로 분양하고 회원은 이 객실을 소유 혹은 공유할 수 있다. 회원이 해당 객실을 이용하지 않을 때는 관리회사가 위탁 받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거나 숙박하게 할 수 있다.

이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명소노그룹, 롯데호텔앤리조트,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등 많은 호텔 기업들이 콘도미니엄업을 병행하고 있다. 콘도미니엄업은 호텔, 리조트 개발 후 회원권 분양에 성공하면 한꺼번에 큰 매출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인주거, 여가복지 등의 시니어 타운 사업 역시 장기적으로 시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로 노인의 생활 방식을 반영한 주택 수요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많은 기업이 시니어 타운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호텔롯데는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하고 올해부터 부산 기장 'VL 라우어'와 서울 마곡 'VL 르웨스트'를 운영한다. 메이필드 호텔도 호텔 종합 교육기관 '메이필드 호텔 스쿨' 자리를 올해 말부터 시니어타운 '더해든'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사업 기회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정관에 사업목적을 확대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나긴 면세점 부진

호텔신라가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것은 면세점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면세점은 호텔신라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하지만 중국 한한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52억원 발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8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4년만이다. 호텔·레저부문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6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면세점을 운영하는 TR부문이 697억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면세점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을 지탱하던 단체 관광객의 방한이 끊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액은 14조 2249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성장했지만 팬데믹 직전인 2019년(24조8586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 / 사진=호텔신라

게다가 씀씀이가 큰 단체 관광객 수가 감소하면서 1인당 매출액은 전년보다 19.7%나 줄어든 50만137원에 그쳤다. 최근 높은 환율 탓에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보다 더 비싼 현상이 벌어지면서 면세점을 찾는 발길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호텔신라는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잘 되는 사업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2022년 11월 글로벌 화장품 업체 로레알,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론칭했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로시안'을 이달 정리한다.

대신 호텔신라는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호텔 위탁운영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5월 제주에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를 오픈하며 위탁운영 브랜드를 늘렸다.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호텔신라의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를 레저형으로 확장한 신규 위탁 운영 브랜드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전북 전주시에 '신라스테이 전주점'도 열면서 위탁운영 사업을 키웠다.

호텔신라는 '신라모노그램'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면서 위탁운영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신라모노그램은 호텔신라가 지난 2020년 베트남 다낭에 선보인 세 번째 자체 호텔 브랜드다. 호텔신라는 당초 신라모노그램을 해외 전용 브랜드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사업으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2027년 경남 남해군, 2028년 부산 기장 오시리아관광단지에 신라모노그램을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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