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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맵탱글' 띄우기 안간힘…시장은 시큰둥

  • 2026.04.02(목) 14:41

불닭에 치우친 포트폴리오 개선 목표
론칭한 지 2년 넘었지만 성과는 없어
불명확한 컨셉이 발목 잡는다는 평가

그래픽=비즈워치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에 편중된 매출을 분산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맵탱'과 '탱글' 강화에 나선다. 매운 국물 라면인 맵탱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건면 파스타 브랜드인 탱글로 서양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두 브랜드가 아직까지 국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맵탱글

삼양식품은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3518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2조원대 매출을 냈다. 이 중 해외 매출이 77.5%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5000억원을 돌파했다. 당연히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불닭'의 힘이었다. 전체 매출의 70%가 불닭 시리즈에서 나온다. 이는 다시 말하면 불닭 시리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야기도 된다.

물론 불닭이 아니었다면 연매출 3000억원짜리 회사가 2조원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불닭 편중 현상이 계속 유지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불닭볶음면의 매출 성장세가 꺾일 경우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꾸준히 제 2의 불닭볶음면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물이 맵탱과 탱글이다. 

삼양식품의 매운 라면 브랜드 '맵탱'/사진=삼양식품

맵탱은 삼양식품이 지난 2023년 8월 론칭한 신규 브랜드다. '매운 라면'의 상징이 된 불닭볶음면의 콘셉트를 유지하는 '매운 국물 라면'이다. 삼양식품의 대표 국물 라면이 순한 햄맛인 삼양라면인 만큼 매운 국물 라면 카테고리가 필요했다는 판단에서 나온 브랜드다. 

맵탱은 소비자들이 매운 라면을 찾는 다양한 상황에 주목해 다채로운 매운맛을 구현했다. 화끈함·칼칼함·깔끔함·알싸함·은은함 다섯 가지로 매운맛을 세분화해 매운맛 마니아를 겨냥했다. 일반적인 매운맛 라면 계열인 흑후추소고기라면, 해물 풍미의 마늘조개라면, 칼칼함을 강조한 청양고추대파라면 등 맛도 다양화했다. 

삼양식품이 탱글에 앞서 선보였던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쿠티크'/사진=삼양식품

탱글은 맵탱보다 한 발 앞선 2023년 6월 선보인 건면 파스타다.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 아닌, 물에 삶은 뒤 장시간 저온으로 건조해 파스타의 식감을 냈다. 해외 소비자를 겨냥해 국물 없는 면류임에도 물을 버리지 않는 레시피를 적용했다. 사실 삼양식품은 이에 앞선 2022년 '쿠티크'를 통해 파스타 라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1년 만에 단종시키고 브랜드명을 '탱글'로 바꿨다.  

탱글은 지난해부터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내놓으며 '파스타 라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맵탱이 '매운 국물 라면' 카테고리 개척을 위한 브랜드라면 탱글은 '맵지 않은 볶음면' 카테고리를 커버하기 위한 제품이다. '매운 볶음면'인 불닭볶음면을 보좌해야 하는 브랜드인 셈이다.

쉬운 게 없다

지난달 26일 열린 삼양식품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맵탱과 탱글을 앞세워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맵탱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고 탱글을 통해 글로벌 컵파스타 시장을 새롭게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두 브랜드 모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먼저 론칭한 탱글의 경우 2023년 '탱글 불고기 알프레도 탱글루치니'를 출시한 뒤 후속 신제품이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다. 그 사이 탱글에 대한 마케팅은 전무했다. 

삼양식품이 지난해 시작한 탱글의 글로벌 캠페인/사진=삼양식품

탱글이 다시 삼양식품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다.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하며 신제품도 내놨다. 미국에선 크로거에 입점했고 일본에서는 돈키호테와 로손 내추럴에 입점했다. 제품이 시장에 깔리기 시작한 시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작년이 '그랜드 오픈'인 셈이다. 삼양식품 역시 탱글의 출시를 '2025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탱글의 글로벌 판매량은 연간 3000만개 안팎이다. 매출로는 300억~400억원대로 추산된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2% 내외다. 

맵탱의 경우 론칭 이후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름 비빔면을 하나 출시한 것 외엔 후속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론칭과 함께 3개 제품을 내놓고 배우 정호연을 모델로 삼아 홍보에 나섰지만 비슷한 시기 선보인 농심의 신라면 레드, 오뚜기의 마열라면과의 매운 라면 경쟁에서 밀렸다. 

삼양식품 맵탱의 글로벌 브랜드 '맵'/사진=삼양식품

지난해엔 탱글의 글로벌 론칭에 맞춰 맵탱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름을 '맵(MEP)'으로 바꿔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3월엔 여름 시즌을 대비한 비빔면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으로 여름 비빔면 시장까지 진출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삼양식품이 마지막으로 맵탱 혹은 MEP과 관련된 홍보에 나선 건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다.

업계에선 탱글의 경우 '콘셉트 과잉'이 숙제라고 지적한다. 건면 파스타에 단백질 강화 등 '건강한 파스타 라면'이라는 콘셉트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통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맵탱은 기존 라면과의 차별점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K라면 카테고리에서는 단순히 '매운 라면'이라는 점만으로는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한다. '플레이버'에서 경쟁 제품과의 확연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세컨드 브랜드 육성에 나서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불닭과의 연계성을 최대한 활용하며 신규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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