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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에 목졸린 TV 홈쇼핑, 언제 숨통 트이나

  • 2026.07.08(수) 07:20

실적 계속 뒷걸음질…영업익 2009년에 못 미쳐
판매수수료 절반 이상이 송출수수료로
정부, 조정 기능 강화키로…규제 일부도 완화

그래픽=비즈워치

TV홈쇼핑 업계의 부진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거래액과 매출액 등 주요 지표가 지난해에도 모두 뒷걸음질쳤음에도 유료방송사에 내는 송출수수료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송출수수료 갈등 조정과 낡은 규제 완화를 담은 대책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전한 내리막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지난 6일 발간한 '2025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사(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홈쇼핑)의 전체 거래액은 18조5053억원에 그쳤다. 2024년 처음 20조원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20조원을 밑돌았다. 전체 거래액의 전년 대비 감소율도 2024년(3.6%)보다 높은 5.1%를 기록했다.

홈쇼핑의 '본업'인 방송매출액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액은 2조6181억원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2012년 3조286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방송매출은 2021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7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3926억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었지만 이를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2022년(5026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연간 영업이익은 협회가 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된 통계인 2009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송출수수료 부담은 오히려 늘었다. TV홈쇼핑 7개사와 데이터홈쇼핑 5개사를 더한 12개 홈쇼핑 사업자가 지난해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2조4434억원이다.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3.4%로 2024년(73.3%)에 이어 여전히 70%를 웃돌았다. 방송으로 벌어들이는 돈의 4분의 3 가까이를 유료방송사에 채널 사용료로 내주고 있는 셈이다.

판매수수료를 기준으로 봐도 송출수수료 비중은 계속 늘고 있다. 판매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상품을 팔아 협력업체로부터 받는 사실상의 매출이다. 이 판매수수료를 100으로 놓았을 때 그 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5.6%에서 2022년 50.4% 2023년 55.6% 2024년 57.3%를 거쳐 지난해 57.7%까지 치솟았다. 홈쇼핑사가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 이상이 그대로 유료방송사로 흘러가고 있다는 의미다.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계의 부진이 깊어지는 '원흉'으로 꼽힌다. TV홈쇼핑업계는 방송매출의 4분의 3 가까이를 차지하는 송출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 측은 송출수수료 인하 요구에 좀처럼 응하지 못하고 있다. TV 시청 인구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기대는 비중은 오히려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송출수수료가 전체 유료방송사업자 방송사업매출(7조170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1%에 달했다. 송출수수료 총액 자체는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유료방송사업자의 방송사업매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비중은 오히려 전년(33.9%)보다 높아졌다. 유료방송사업자가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기대는 매출 비중이 그만큼 더 커졌다는 뜻이다.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는 매년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지만 대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가입자 수와 매출액 범위를 두고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유료방송사는 모바일 주문 매출도 TV 방송의 영향이 반영된 만큼 수수료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픽=비즈워치

반면 홈쇼핑사는 일반 사무실이나 숙박업소 등에 설치된 가입자는 홈쇼핑 매출과 무관하므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객관적인 대가 산정 기준이 없다 보니 매년 송출 중단 위기까지 가는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호황기 시절에 멈춰 있는 규제 환경 역시 TV홈쇼핑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주기적으로 재승인을 받아야 하는 홈쇼핑사들은 승인 조건으로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중 확대, 판매수수료율 인하 등을 확약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유통 규제들이 과거 홈쇼핑 업계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의 기준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현재 상황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경직된 규제에 매여 있다 보니 트렌드에 맞춘 유연한 상품 구성이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의 개입

이에 정부는 홈쇼핑업계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지난 5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홈쇼핑 상생·활력 제고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우선 정부는 홈쇼핑의 발목을 잡던 규제 중 상당 부분을 손질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 상품 편성 비율의 경우 홈쇼핑사가 중소기업 발굴·육성 계획을 낼 경우 단계적으로 낮춰 주기로 했다. 매년 반복됐던 재승인 이행 점검도 세부 항목 하나하나가 아니라 공정거래·소비자 보호 같은 핵심 항목 위주로 간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고질적인 송출수수료 갈등에 대해 정책적 조정 기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사적 계약 영역이라는 이유로 시장 자율에만 맡겨 두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대가검증 협의체가 직접 송출수수료 조정안을 산정하고 제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 협의체는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수수료 협상이 지연되거나 요청이 있을 때 가동되는 기구다. 그동안은 협상에 문제가 생긴 뒤에야 움직이는 사후적 성격이 강했다. 앞으로는 협상 과정에서 활용되는 매출액이나 가입자 수 같은 데이터를 미리 검증해 다툼의 여지를 줄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단, 검증을 거쳐 나온 조정안을 실제로 적용하려면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양측이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합의해야 한다.

홈쇼핑업계는 이번 대책에 대해 행정 부담 완화와 상품 구성의 자율성 확보 측면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핵심 쟁점인 송출수수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가이드라인과 대가검증 협의체의 조정안이 유료방송 업계의 반발을 넘어 실제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당장 규제가 완화되는 부분은 반갑지만 정작 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풀어달라고 했던 송출수수료 문제는 이번에도 협상 테이블로 그대로 넘어왔다"며 "이번 방안이 실제 협상 과정에서 홈쇼핑업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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