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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우리금융, 발본색원 의지 있나 의심…생보사 리스크 살필 것"

  • 2024.09.04(수) 14:05

"우리금융·은행 경영진 직접 제재, 이사회·주주 몫"
우리금융에 강경 발언…"나눠먹기 문화, 개선 의지 있나"
"생보사 인수 몰랐다…정기검사서 리스크 등 평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금융이 체결한 동양·ABL생명 주식매매계약(SPA)과 관련해 "생보사 인수 계약이 치러진다는 사실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보험사의 리스크가 지주단의 리스크에 반영됐는지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선 "(현 경영진이)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부당대출 사건으로 계획보다 앞당겨 정기검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데 대해서는 "3년이 훨씬 지나서 경영실태평가를 하는 것보다는 현 단계에서 경영실태를 평가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 이후 백브리핑을 갖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jisoo@

이 원장은 4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 이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내달 우리금융·우리은행의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이는 앞서 내년으로 예정돼 있었던 정기검사를 이례적으로 앞당긴 것으로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부당대출 의혹 등을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 원장은 "정기검사는 규정상 2년이나 3년 안에 해야 하는데, 우리금융은 2021년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정기검사를 받았다"라며 "ELS 사태 등으로 검사 역량 등에 허덕거리다 보니 KB 정기검사를 먼저 하고 우리금융은 나중에 하기로 했는데, 내년 초에 검사를 나가면 (마지막 검사 이후) 3년이 지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3년이 훨씬 지나서 경영실태평가를 하는 것보다는 현 단계에서 경영실태를 평가하려는 것"이라며 "꼭 어떤 문제를 적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보기 위해 정기검사를 당겨서 하게 됐고, 경영진 책임을 묻는 문제 등과는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건 이사회나 주주가 할 몫이지 저희 몫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부당대출 의혹에 대한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는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라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전 회장 관련 대출이나 부실의 대응 방식을 볼 때 과연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끼리끼리 문화나 나눠먹기 문화가 상대적으로 팽배했다는 시각이 있는 조직에서 개혁 의지가 없는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라며 "법률적 의미의 제재든, 그렇지 않든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최근의 매니지먼트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금융당국이)기존에는 여신 실행에는 관여를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은행의 자산운용 측면이 금융회사의 주요 리스크로 전이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여신 운영이)다른 의미에서 리스크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은행 외에도 다른 은행들의 여신 운영을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2등급이다. 만약 금감원이 이번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평가 3등급 이하를 부여할 경우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주식매매계약(SPA)과 관련해 "어차피 인허가 문제가 있다면 금융위나 금감원과 소통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소통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보사 인수는 (증권사보다) 더 큰 딜인데, 생보사 인수가 검토 중이라는 것만 알았지 계약이 치러진다는 사실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라며 "영업 확장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보험사의 리스크 팩터가 은행과 다른 측면이 있어서 그런 점들이 지주단의 리스크에 반영이 됐는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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