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전면 제한하는 전방위적 규제에 나섰다. 다주택 보유자의 올해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 주담대 가운데 만기일시상환이 도래하는 2조7000억원 규모, 1만2000건이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전일(1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놨다. 오는 5월9일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예상되는 매물잠김(거래절벽)을 막고자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풀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실상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부동산 규제다. ▷관련기사: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 연장 불허…올해 2.7조원 매물 나올까(4월1일)
다만 시장에선 실질적인 매물출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차계약 유지 시 만기연장 등 예외가 적용되는 데다 대출 규모가 크지 않으면 상환 후 다주택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월세를 전세로 전환해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전세 매물 감소 등 세입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1만가구 이상 매물 대상…건당 2억원 수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내 APT 주담대 만기일시상환 대출 규모는 약 4조1000억원 규모다. 대출 건수로는 1만7000건이다. 이중 올해 만기 도래분은 2조7000억원, 1만2000건에 달한다.▷관련기사: "다주택자 집 팔아라" 대출연장 금지…가계부채 GDP 80%수준으로,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 불허(4월1일)
단순 계산할 경우 올해 일시 상환해야 하는 대출 규모는 건당 2억원이 넘는다. 만기연장이 안돼 다주택자가 시장에 매물을 출회할 경우 수도권 내 1만건이 넘는 아파트 매물이 공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주담대 만기상환보다는 1만2000가구 규모 매물출회가 대책의 초점"이라며 "대상 가구의 절반 이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매물출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매물잠김 우려를 낮추고, 7월 구체적인 세제개편안이 나오기까지 매물출회를 이어가 시장 안정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작년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 신규대출 금지에 이어 기존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대출회수 압박책"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주택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대출 만기연장 제한 실효성…'글쎄'
그러나 실질적인 매물출회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함 램장은 "수도권 전반의 급격한 가격하락을 이끌기보다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보유해 현금 여력이 약한 레버리지투자자 등 대출 취약 물건이나 수도권 외곽 위주 매물출회, 호가 진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GWM컨설팅 부장은 "만기연장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매물이 나오리라 예상하긴 어렵다"면서 "LTV, DSR 관리로 집값 대비 대출비율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수도권 외곽지역의 경우 상환부담액이 작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일부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는 다주택자는 처분을 시도할 수 있겠지만 5월9일 이전 매각하지 못하면 양도세가 늘어나 상환하거나 버티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장은 "다주택자 신규 주담대 금지, 만기연장 제한, 임대사업자 탈세 조사,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 다주택자 규제 강화, 장기화 등 심리적 압박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보유세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다주택자의 의사결정이 쉽지 않고 이후엔 양도세 중과 부담도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점에 이해득실을 따져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갱신계약권 사용 등 전세 관련 만기연장 예외 등 완충효과도 있어 실질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대시장엔 악영향 우려
이번 조치로 전세매물 감소 등 임대시장 악영향도 우려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대물건이 매물로 나오면 실수요자가 자가를 보유하게 돼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정부(국토교통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지역별로 단기적으로는 임대차시장 영향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부장은 "다주택자가 시장에 아파트 전월세를 공급하는 만큼 다주택자 감소는 임대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매물출회와 임대시장 영향을 1대 1로 보기 어렵고, 줄어드는 전세 매물을 공공임대가 보완하기도 어려워 불안정한 전월세시장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정부 과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예외 방안이나 규제 회피 가능성이 있어 당장 보유세 부담이 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매물출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월세를 전세로 돌려 주담대를 상환하는 등 대출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