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바이오' 산업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비즈워치는 신년기획으로 업계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현상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고 본질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연락을 돌렸습니다. 경기 전망부터 투자 환경, 주목해야 할 연구개발 분야, 인력 및 정책 과제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해 꼼꼼히 물어봤습니다. 바이오 업계 리더들이 진단하는 2026년 K-바이오 산업은 어떨지 함께 보시죠. [편집자주]
K-바이오에 봄바람이 불어 온다. '버티기'의 시대가 저물면서 '실력으로 증명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던 투자 한파를 뚫고 생존한 기업들에 2026년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기술력으로 진짜 옥석을 가려내는 재도약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비즈워치가 국내 주요 상장·비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및 유관 기관의 CEO, CTO 등 핵심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바이오산업 전망' 설문조사 결과, 과반수가 시장의 회복을 점쳤다. 그 이면에는 냉철한 현실 인식도 자리 잡고 있었다.
터널 끝 도달했나?…61% '회복세 진입'
바이오 산업 '해빙'에 대한 기대감은 설문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6년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성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1%가 '회복세 진입 – 조용한 낙관론이 감도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성장 지속(5%)' 의견까지 합치면 긍정적 전망이 66%에 달한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의 25%는 여전히 '정체 국면 – 관망 또는 불확실성이 큰 분위기'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응답자의 6%는 '침체 지속'을 우려했다.

현재를 정체 또는 침체 국면이라고 진단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52.4%)도 '2026년 하반기'를 회복세 전환 시점으로 꼽으며, 2026년이 산업 분위기 반전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재도약 기대감 '옥석 가리기 막바지'
현장의 리더들에게 2026년을 정의한 키워드를 물었다. 단연 '재도약'과 관련한 키워드가 압도적이었다. 참여자들은 '재건축 및 리모델링의 시간', '움츠렸던 개구리가 뛰는 해', '왕의 귀환' 등 다양한 형태로 재도약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응답자는 "와신상담의 끝, 이제는 반드시 일어나야 할 시기"라고 답했다. 막연한 희망보다 비장한 각오가 담겨 있는 표현이었다.
'재도약'이라는 희망 섞인 단어 대신 '불확실한 전환기'로 정의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는 회복의 큰 흐름에는 동의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변동성이 남아있는 중립적인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또한 경쟁력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옥석 가리기'가 마무리되는 해라는 인식이 강했다. '생존을 가르는 기준은 상업화 역량', '선택적 성장의 시험대'라는 답변들은, 2026년이 살아남은 자들이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증명의 시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뉴 모달리티'와 ‘AI’로 돌파구 모색
재도약을 위한 생존 무기로는 차세대 기술이 지목됐다. '2026년 가장 중점적으로 투자하거나 주목할 R&D 영역(복수응답)'에서 '신규 모달리티 기술(mRNA, ADC, TPD 등)'이 23%의 지지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강자였던 '바이오의약품(항체·단백질 등)'은 16.6%로 3위에 머무른 반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이 18.2%를 기록하며 2위로 부상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 산업이 생존을 위해서는 ADC(항체약물접합체)나 TPD(표적단백질분해) 같은 차세대 모달리티와 AI 융합 기술로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어 세포유전자치료제(11.8%), 합성의약품(10.2%), 약물전달기술(8.6%)이 주목할 R&D 영역으로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의 눈높이를 맞추고 기술수출(L/O)이라는 좁은 문을 뚫기 위해서는, 남들이 하지 않는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희망과 현실 사이, 2026년이 던지는 과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회복세 전망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지난 3년간의 혹독한 '바이오 한파'를 견뎌낸 경영진들이 던지는 '생존을 향한 간절한 신호'에 가깝다.
2026년이 회복과 재도약의 해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마중물 지원과 시장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바이오기업들 역시 상업화 등 실질적인 성과라는 숙제를 스스로 풀어내야만 진정한 '바이오의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2026년은 놓쳐선 안 될 '골든타임'"이라면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듯, 회복세라는 호재를 실질적인 도약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