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반도체를 넘어 로봇·자율주행·AI 인프라 분야 협력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AI 황제'의 다음 승부수
황 CEO는 이날 오후 전세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 성수동에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비공개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참석자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거론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황 CEO와 회동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로봇이다. 지난해 한국 방문 당시 HBM과 AI 반도체 공급망 점검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피지컬 AI 생태계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8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AI·로봇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스테이지·노타·베슬AI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CEO가 국내 로봇 스타트업과 공식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서울대 AI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를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 중이다. 연구진과 학생들을 만나 AI 기술 발전 방향과 산업 적용 가능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가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Isaac)'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과 협력 기반을 넓히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조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차세대 로봇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황 CEO는 방한 기간 중 LG·현대차·네이버와의 개별 회동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는 LG전자·LG이노텍·LG유플러스·LG AI연구원 관계자들과 만나 AI 데이터센터와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방문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율주행·로봇·미래 모빌리티 분야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경기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 방문도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클라우드·로봇 기술을 중심으로 협력 가능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면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범위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구·예능까지…대중과 접점 넓힌다
게임업계와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 황 CEO는 오는 7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만나 AI 기술 활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의 만남도 조율 중이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함께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AI 캐릭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 역시 엔비디아 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의 시구자로 나선다. 황 CEO는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인 1896년을 상징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를 맡는다.
황 CEO는 주말 동안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에도 참여한다.황 CEO는 모든 일정을 마친 뒤 8일 늦은 오후 또는 9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더 이상 GPU 공급사에 머무르지 않고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방한 일정에 그대로 드러난다"며 "한국 기업들 역시 반도체를 넘어 로봇·모빌리티·클라우드 분야까지 협력 접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