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간에 주주총회가 집중되는 이른바 '주총 대란'이 해소될 전망이다. 날짜별로 주총 가능 개최 기업 수를 제한해 특정일 주총 집중도를 낮추고 주총 소집통지일 기간을 확대해 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는 제도가 추진된다.
24일 금융위는 '상장회사 등의 주주총회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주총이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개최되고 진행 시간도 현저하게 짧아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주총이 특정 기간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기업 책임과 함께 제도 운영이 거론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사업연도 종료 후 90일 이내 주총에서 결산과 감사 내용을 승인받아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 말 특정 3일 사이 주총을 개최한 12월 결산법인 상장회사는 전체의 57.8%. 공시 인센티브 제도와 집중개최 사유 공시 제도 등을 통해 2017년 70.6%에서 비중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효과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금융위는 특정 기간에 개최할 수 있는 주총 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기간별 주총 개최 가능 기업 수를 정한 뒤 선착순으로 주총 일자를 배분해 주총 개최일 분산을 의무화하겠다는 것.
대만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만 금융 당국은 날짜별로 주총 개최 가능 기업 수를 최대 100개로 제한하고 있다. 기업은 당국에 주총 예정일을 인터넷으로 신청해 날짜를 배당받는다. 금융위는 올해 중 관련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총 소집통지일도 주총 전 2주에서 주총 전 4주로 연장된다. 소집통지일이 미국 40일, 독일 30일 등에 비해 지나치게 짧아 안건 분석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
제도가 도입되면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는 3월 말 사업보고서와 외감보고서를 제출하고 4월 중 주총 소집공고를 실시해 5~6월 중 주총을 개최하게 된다. 관련 상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내실있는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주총 소집통지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시행령을 마련한다. 이사·감사 후보자에 대한 정보의 양과 질을 확대하기 위해 전체 경력 기술 의무화도 추진한다.
전자투표 편의성 제고를 위해 공인인증서 외 휴대폰 신용카드 등 다양한 인증수단을 도입하는 한편, 주총 참여자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것을 일정 수준 내에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다음달 중 공청회를 개최해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속도감있게 후속조치를 진행해 올해 중 관련법 개정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