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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20년 펀드지기 "수익률 말고 색깔 보세요"

  • 2019.06.18(화) 08:36

정연승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부장 인터뷰
"안전성향 유지될 것…자기 감각 길러내야"

"펀드를 고를 때 대개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고르게 되죠. 하지만 과거 수익률이란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과거를 쫓다보면 시장 뒤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죠. 현 시점에 맞는 펀드 색깔을 먼저 따져봐야 해요"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일까. 펀드 투자 초짜는 물론 매번 펀드를 사려고 펀드 목록을 살필 때마다 수많은 펀드 중 어떤 것을 고를지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펀드를 만드는 자산운용사 입장은 어떨까. 매년 수많은 펀드를 새롭게 설정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서 선을 보일까.

비즈니스워치는 20년간 펀드 상품을 알리는데 주력해온 정연승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부장(아래 사진)을 만나 펀드 투자가 어렵다는 요즘 펀드 고르는 법을 물어봤다.

정연승 부장은 한화자산운용에서 개인투자자 대상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전국에 위치한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 PB를 만나는가 하면 세미나에서 펀드 상품을 알려주고 있다. 1996년 국민투자신탁(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20여년간 줄곧 펀드 투자 경력을 쌓아왔다. 정 부장을 통해 시장 분위기와 펀드 투자의 동향을 살펴봤다.

▲ 현장 목소리가 궁금하다. 어떤 펀드들을 많이 찾나
- 안정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 같다. 시장이 불안하니까 위험자산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 2017년부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라든가 불안 요소가 많았다. 수익률은 주식만큼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안정적 운용이 가능한 채권형 펀드나 부동산 펀드가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다.

▲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 변동성 대응 차원에서 대체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리얼에셋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리츠나 인프라에 채권까지 합쳐 변동성을 낮춘 펀드다. 기존 상품으로는 국내 채권형 펀드 등이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후 주식형펀드 규모는 계속 줄고 있지만 대체자산은 계속 늘어난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시장도 당위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

▲ 시장 여론은 어떻게 상품 개발에 적용하는지
- '상품협의회'라는 내부 조직에서 결정한다. 상품에 관여하는 부서는 모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낸다. 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면서 아이디어를 투자 상품으로 구체화시켜 나간다.

▲ 앞으로 펀드 투자 트렌드가 어떻게 될까
- 안전성향이 유지될 것 같다. 저금리는 고착화된 트랜드다. 최근에는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하향기에 접어들었다. 안전자산이 선호될 것으로 본다. 단 그렇다 하더라도 위험자산은 일부 갖고 있어야 한다. 시장 동향을 살피기 위해서다. 발을 빼면 알 수 없다. 위험자산은 배당이 나오는 인컴형 자산에 주목하자. 시장 충격을 완화시켜준다.

▲ 펀드 고르기가 갈수록 쉽지 않다
- 펀드도 색깔이 있다. 많은 고객들이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선택한다. 하지만 그 수익률은 과거 수익률이라는 점에 주의하자. 과거 수익률을 따라가면 시장을 뒤따라갈 수밖에 없다. 금리 하락기인데 금리 상승기에 수익률을 낸 펀드를 고르면 수익을 낼 수 없다. 시장을 앞서진 못해도 같이는 가야 한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주식형 펀드를 보자. 종류는 대형주·중소형주·성장주·가치주 펀드 등 총 4개다. 시장 동향을 살피면서 어떤 주식이 각광을 받을지 생각하자. 같은 대형주 펀드 사이에서는 편차가 크게 안 난다. 채권형은 더 간단하다. 금리가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면 만기가 더 긴 것이 어떤 상품인지, 어떤 펀드에 채권 비중이 높은지 보면 된다. 심플하게 생각하자.

▲ 개인은 기관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 구조적 문제가 있다. 기관은 운용사 정보를 직접 받는다. 중간에 벽이 없다. 시장 대응에 빠를 수밖에 없다. 리테일은 판매사를 거친다. 판매사와 운용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모두 전해진다 하더라도 개인이 소화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노력을 통해 자기만의 감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장기 투자만이 답일까
-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국 사례를 근거로 장기투자가 답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최근 20년 동안 오히려 후퇴했다. 장기투자가 반드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대적으로 장기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없나
-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헤알화 기준이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브라질 펀드는 원화 기준으로, 대부분 원달러 헷지를 한다. 환율 문제로 수익성 측면에서 괴리가 나타난다. 혼합형 펀드의 경우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데 시장이 나쁠 때 견디지 못하는 모습도 본다. 정보를 세세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다.

▲ 공모 펀드가 죽어간다고 한다
-  대형 운용사의 경우 다양한 시장 수요를 하나하나 충족하기 어렵다. 특정 시장 고객 수요는 중소형사가 사모펀드 등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공모펀드는 수수료율이 정해져 있는 반면 사모펀드는 그렇지 않은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정부가 모험자산 투자를 강조하면서 사모펀드 역할이 각광받고 있는 영향도 있다. 시장 분위기도 비우호적이다.

▲ 본인만의 투자관이 있다면
- 손해보지 말자. 딱 한 가지다. 자산운용사의 목적은 고객이 수익률을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자산을 찾아 제공하는 것이다. 수익률이 높으면 손실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손실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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