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시장 활성화 방안을 시행한지 나흘이 지났다. 위축된 코넥스시장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기본 예탁금 제도를 폐지하는 등 투자 편의성을 높인 게 핵심이다.
그러나 시행 후 초기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나진 않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정책 영향력을 확인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른 뒤에도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코넥스시장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시장 자체의 매력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제도 개편 나흘째…초기 효과 미미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넥스 시장 거래대금은 39억1200만원, 지난달 31일 거래대금은 21억2200만원, 지난 2일 거래대금은 27억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0일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0만원의 기본 예탁금 제도가 폐지되는 등 제도가 개편된 첫날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32억원에 비해 거래대금이 소폭 늘어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이후 거래대금은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제도 개편 영향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넥스 시장은 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 및 모험자본 회수 지원을 위해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 시장이다. 지난 2013년 7월 개설후 규모가 확대됐으나 최근 기업의 코스닥 직상장 선호, 비상장주식 등 대체투자자산 거래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실제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4조9590억원으로 지난 2020년 시가총액 5조6106억원에서 11.6% 감소했다.
이처럼 위축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제도가 개편됐다. 특히 코넥스 시장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관련기사:'코넥스' 시장 문턱 낮춘다…3000만원 기본예탁금 폐지(4월27일)
소액 투자자들에게 허들로 작용했던 기본 예탁금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또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과 같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매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유의미한 평가가 가능한 거래일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3개월 정도 지난 후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제도 개편으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유입되면서 거래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넥스 태생적 한계 벗어나긴 어려워
아직 3영업일 밖에 지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제도 개편이 시장 활성화에 미친 유의미한 영향을 확인하긴 어렵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코넥스 시장이 가진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큰 활성화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제도 개편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코넥스는 규모가 작고 위험성이 높은 기업들이 들어오는 시장으로 코스닥 시장만큼의 활성화까지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코넥스시장에 상장됐을 때 코스닥 상장을 통해 얻는 뚜렷한 혜택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 상장 참여도가 늘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기업들은 코넥스시장을 거친 후 코스닥에 입성하기 보다는 곧바로 코스닥에 직행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17개사, 12개사가 코넥스시장에 상장했으나 작년에는 7개사로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코넥스시장은 코스닥처럼 유통시장의 성격보다는 초기 단계 중소기업을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성격을 갖고 있다"며 "코스닥만큼의 거래 활성화는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과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