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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약증권 1호 도전장' 열매컴퍼니…내주 발행 여부 가닥

  • 2023.10.20(금) 15:26

기초자산은 12억 규모 야오이 쿠사마 '펌킨'
에스크로 결제 두고 업계 안정성 평가 '이견'

투게더아트의 신고서 철회 이후 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이 여전히 공석으로 남은 가운데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열매컴퍼니가 첫 발행 도전에 나섰다. 심사에 돌입한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중 통과 혹은 정정요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지난 13일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8월 아트투게더 운영사인 투게더아트가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이후 금감원에 공식 제출된 두 번째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다. 아직까지 금감원의 심사를 통과해 발행된 투자계약증권은 없다.  

열매컴퍼니가 기초자산으로 점찍은 작품은 일본 작가 야오이 쿠사마의 2001년작 '펌킨'(Pumpkin-AG00001)이다. 서울옥션에서 작품을 매입했으며 통일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감정을 거쳤다. 

열매컴퍼니는 유사작품의 거래기록 43개를 크기와 거래시점에 따라 그룹화해 호당 가격을 산출했다. 1호와 4호 가격 변환비율 평균을 계산한 뒤 3호로 분류된 기초자산의 가격을 매긴다.

모집총액은 12억3200만원이다. 기초자산 취득금액 11억2000만원, 발행제비용 1억2000만원으로 구성됐다. 10%는 발행사를 선배정하고 나머지 90%는 일반 청약자를 대상으로 비례 배정한다. 회사 측이 제시한 환매 목표기간은 3년이다. 다만, 공유물 분할금지 특약에 따라 투자자 수익총회를 통해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번에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투자계약증권 신고서를 살펴 보면 결제방식으로 '에스크로(가상계좌를 이용한 대금 예치)'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증권사와 계좌관리계약을 맺는 대신 케이뱅크 가상계좌로 투자금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납부된 구매대금은 에스크로 계좌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회사로 입금한다. 증권사 계좌에 증거금을 미리 납부한 뒤 배정 결과에 따라 환불금을 받는 기존 공모청약과 달리 증거금을 넣어둘 필요가 없다. 

열매컴퍼니 측은 구매자에게 공동구매 미술품의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 구매대금이 먼저 수취되는 등 대금 보관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증권사 내부와 조각투자업체를 연결했을 때 아직 안정성을 확인한 건 아니라고 본다"며 "에스크로 방식으로 수수료를 줄여 투자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추후 유통시장이 열리면 증권사 계좌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핀테크업계 일각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명 확인 등의 장치를 두더라도 발행사가 자의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여지가 있다"며 "자칫 금융실명제나 자금세탁방지(AML)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쓰이는 증권사 계좌가 아닌 에스크로 방식이 생소해 의구심이 제기될 순 있다"면서도 "에스크로 자체는 회사 밖에 투자자 자산을 예치하라는 금융위원회 제시 요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공시심사에 돌입한 상태로, 15영업일 내 효력 발생 여부를 결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주 중 발행 여부에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다른 조각투자업체들과도 소통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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