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펀드시장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형보다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자들이 더 많은 자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해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내 주식형 ETF 규모가 36% 늘어나는 동안 해외 주식형 ETF 규모는 무려 1668%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는 10일 '2024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체 펀드 순자산총액(공모+사모)은 106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말과 대비 10.1% 증가했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전통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129조4000억원으로 16.8% 증가했으며, 채권형 펀드 순자산은 157조원으로 13.6% 늘었다.
주식형 펀드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6월말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56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40조7000억원과 비교해 39.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70조1000억원에서 72조7000억원으로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모펀드를 제외하고 공모펀드만 살펴봐도 해외 주식형 펀드로 향하는 투자자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ETF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격차가 팬데믹 이후 점점 좁혀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주식형 ETF의 순자산은 40조7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말 29조9000억원 대비 3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ETF의 순자산은 1조6000억원에서 28조3000억원으로 1668.8%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2020년말 주식형 ETF 중 해외 주식형 비중은 약 5%에 불과했으나 지난 6월말에는 약 41% 수준으로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TF를 제외한 일반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말 기준 ETF 제외 공모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19조8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말 22조1000억원에서 10.4% 감소했다. 반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순자산은 18조8000억원으로 18조5000억원에서 1.6% 늘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공모 주식형 펀드 순자산 규모는 늘어났지만 ETF, 특히 해외 주식형 ETF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규모는 정체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주식형 ETF의 순자산은 69조원으로 지난 2020년말 31.5조원과 비교해 2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를 제외한 주식형 공모펀드의 순자산은 40조6000억원에서 38조6000억원으로 4.9%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거래의 용이성 및 낮은 판매보수라는 장점을 장착한 ETF로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는 규모 면에서 성장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는 펀드시장 동향을 분석하면서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일반 공모펀드와 ETF가 균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화 금융투자협회(자산운용·부동산) 전무는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및 자본시장 밸류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