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 이사진에서 최근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SMC는 지난 22일 최 회장 일가와 영풍정밀로부터 ㈜영풍 지분 10.33%(19만226주)를 575억원에 매입한 곳이다.
MBK·영풍은 이와관련 "SMC가 영풍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문제 될 수 있다는 짐을 미리 인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K·영풍은 23일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 홈페이지를 인용, 선메탈코퍼레이션(SMC) 이사회 4명(최윤범, 마이클 최, 박기덕, 이승채) 중 지난 1월 10일 자로 최윤범과 마이클 최(한국이름: 최주원) 두명만 물러났다고 밝혔다. SMC가 영풍 지분을 인수하기 12일 전이다. 현재 SMC 이사진은 2명(박기덕, 이승채)만 남아 있다.
최 회장과 함께 SMC 이사에서 물러난 최주원은 최창규 영밀정밀 회장의 장남으로 호주계열사 아크에너지 대표를 맡고 있다. 최 회장의 사촌이기도 하다.
MBK·영풍은 "SMC가 575억원의 회삿돈을 의결권 없는 주식 매입에 쓰게 하는 등 SMC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자행해야 하기에 사전에 최씨 2명만 이사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여진다"며 "구체적으로 상법상 자기주식 거래 문제를 비롯해 이사충실의무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윤범 회장 스스로 영풍정밀과 최씨 일가가 갖고 있던 영풍 주식을 SMC가 매수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한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은 상법(제369조 3항)을 근거로 해외자회사(지분관계상 손자회사이나 상법 제342조의2 규정으로 자회사 분류)인 SMC가 ㈜영풍 지분 10% 이상을 취득했고, 이로인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25.4%)은 '상호주'(두 회사가 서로 지분을 가진 형태)에 해당해 의결권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MBK·영풍은 ㈜영풍 주식을 사들인 SMC가 해외법인이자 유한회사란 점에서 상호주 의결권 제한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MBK·영풍은 "SMC는 호주에서 설립된 외국법인이고 법적 성격은 유한회사(Pty Ltd.)임이 명확하므로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