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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만으론 부족"…자본시장 개혁, 회수시장 손봐야

  • 2026.05.22(금) 17:43

유통시장 회복 넘어 혁신기업 성장자금 공급 과제
증권가, 1조 투입해 벤처 세컨더리 활성화 지원 예정

2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와 전망' 세미나가 열렸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이 국내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와 일반주주 보호 강화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혁신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회수시장 활성화, 모험자본 공급 체계 정비, 금융자산 세제 개편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모험자본 공급 물꼬는 텄지만…회수 시장이 병목

2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와 전망' 세미나에서는 최근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와 남은 과제를 두고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이 시장 신뢰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그러나 회수시장 활성화와 모험자본 공급 체계 정비, 금융자산 세제 개편 등 후속 과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차 상법 개정안이 아직 시행 전임에도 주주 환원 확대와 일반 주주 보호 강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이미 반영됐다고 봤다. 그는 "주식시장은 과거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보고 움직인다"며 제도 개편으로 주주환원이 늘고 일반주주 보호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일부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재준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도 "상법 3차 개정까지 이어진 주주 보호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한 교수는 자본시장 개혁의 목표가 코스피 상승 자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돈은 투자자 사이에서 오가는 돈일 뿐 기업으로 직접 들어가는 자금은 아니다"라며 "시장에서 형성된 신뢰가 새로 성장하려는 기업의 자금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회복이 혁신기업의 성장자금 공급으로 연결돼야 자본시장 개혁의 실질적 성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금 회수 통로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개인이 위험한 자산에 10년, 15년씩 돈을 묶어둘 수는 없다"며 "3~4년 뒤 회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BDC가 잘 작동해 5년 뒤 빠져나갈 수 있으면 다음 단계에서 더 큰 기관투자가 들어오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증권업계 차원의 회수시장 보완 방안도 언급됐다. 임병태 금융투자협회 증권 1부장은 "회수시장이 약하면 재투자가 되지 못하고 정책펀드가 계속 쌓이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회수 통로가 IPO(기업공개)에 지나치게 집중돼 병목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 증권업계가 공동으로 벤처 세컨더리 활성화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벤처 세컨더리 시장은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비상장기업 지분이나 펀드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시장이다.

지배구조·세제도 숙제…"상법 개정 효과 제한 우려"

상법 개정 효과를 뒷받침하려면 지배구조와 세제 정비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위원은 최대주주·특수관계인·자사주·우리사주를 합산한 지분율이 50%를 넘는 상장사가 전체의 4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70% 이상인 곳도 12.6%로, 지배주주 단독으로 정관 변경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그는 "이런 소유구조에서 상법 개정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유동주식 비율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상장 유지 요건 강화를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제 개편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 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와 금융자산 세제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에 너무 너그럽다"며 "금융자산 안에서도 상품별 세제 혜택이 불균형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비해 금융자산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세제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에서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상법 개정에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가 빠진 점도 한계로 꼽았다. 현행 상법상 주주가 제안할 수 있는 안건이 제한돼 있어 기업 평판이나 소비자 문제 등 비재무적 이슈에 투자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상장사 임원 전과 공시 의무화, M&A 시장 제도 개선 등 당초 공약에 담겼던 과제들도 아직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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