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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락가락 부동산정책, 행정부가 안보인다

  • 2021.07.01(목) 08:32

국회서 정책부터 입법까지…견제없어
'선거 의식' 설익은 정책만 난무

"대체 언제부터 정책을 입법부가 하게 됐죠?" 최근 한 부동산전문가가 물었다. 우리나라가 삼권분립이 맞냐면서.

찬찬히 생각해봤다. 사실 부동산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언제부터인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국회를 향해 귀를 쫑긋 세우기 시작했다.

부동산시장은 물론이고 세금 및 대출 등 굵직한 부동산 정책이 국토부나 기획재정부가 아니라 국회에서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신규택지 발굴 등 주택공급정책도 예고한 상태다.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LTV) 규제 완화부터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 상향, 최근 종부세 상위 2%구간 부과안 등이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 

부동산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라는 이름으로 각종 정책을 만들고, 당론으로 정해지면 곧장 입법을 추진하는 식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본 후 한참을 못봤던 '삼권분립'이란 단어가 언급된 것도 이런 대목에서다. 

통상 행정부인 주무부처에서 정책을 만들면 입법부인 국회에선 해당 정책의 입법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행정부는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정책은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행정부가 국회를 설득하지 못하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견제가 이뤄지고 이것이 건전한 입법의 과정일 터다.

지금은 행정부가 빠져있다. 통상 당정협의라는 이름으로 정책협의를 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당에서 결정하고 당에서 추진한다. 견제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부동산특위라는 이름도 그렇다. 이 부동산 전문가는 "일반법보다 특별법이 우선하듯 특위의 활동이 무소불위"라면서 "행정부가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거대 여당이다. 이런 견제를 야당에 기대하기도 힘들다. 이렇다보니 설익은 대책들이 그대로 던져진다. 여론이 좋지 못하면 슬그머니 발을 빼거나 방향을 틀기 일쑤다.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해놓고선 반발이 거세니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를 하겠다는 데서 극에 달할 정도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를 한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정책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다 이런 이유다.

정치인들은 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선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부동산 특위가 만들어진 배경도 결국 그런 이유라는 점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뀄다는 생각도 든다. 

부동산 안정이 시급한데 견제를 받지 않는 부실한 정책이 거듭되는 한 부동산시장 안정은 더욱 요원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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