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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부잡]은마는 '49층'·여의도 진주는 '58층' 재건축 왜?

  • 2023.03.06(월) 07:20

50층부터 '초고층' 분류…규제·비용 늘어나
여의도, 준주거·상업지역 상향해 용적률 높일수
시범 65층·진주 58층 등…주거지역선 49층 '최선'

최근 서울 각지의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 재건축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데요. 대치동 선경아파트, 압구정2구역, 잠원동 신반포7차 등 '최고 49층 재건축안'이 유독 눈에 띕니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도 49층으로 재건축 변경안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서울시는 지난 1월5일 '35층 룰' 규제 폐지를 뼈대로 하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 공고했습니다. 또 지난달 9일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조건으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건립도 허용했고요.

그런데 왜 재건축을 추진하는 노후 아파트들은 50층이 아닌 49층을 선택하는 걸까요?

49층과 50층…"1개 층 차이에 비용·규제 확 달라"

49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49층 건물은 '준초고층 건물'이지만 50층 건물은 '초고층 건물'로 분류,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이에 따른 비용이 증가합니다.

건축법에 따르면 건물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 120m 이상이면 '고층 건축물'에 해당합니다. 고층 건축물 중에서도 30층~49층, 높이 120m~200m는 '준초고층 건물'이고요. 층수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이면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합니다.

가령 초고층 건물인 50층 아파트는 '초고층 및 지하 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대한 특별법'에 따라 30개 층마다 한 층을 모두 비우고 피난안전구역(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합니다.

반면 1개 층을 낮춘 49층 아파트는 준초고층 건물로 분류되면서 규제가 훨씬 느슨합니다. 지상으로 통하는 직통계단의 계단·계단참(계단 도중 설치하는 공간)의 너비를 1.2m 이상 설치하면 피난안전구역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는 지난 2010년 부산의 한 고층 주상복합아파트(마린시티우신골든스위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를 계기로 초고층 건물에 대한 화재 안전 규제가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4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38층까지 번지는 데 겨우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죠.

아울러 초고층 건축물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서 지진과 해일 등에 관한 40여 개의 심의도 받아야 합니다.

이 특별법 영향으로 50층 건물 건축비가 크게 상승하면서 50층으로 재건축하려는 조합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겁니다. 1개 층을 높였을 때 얻게 되는 분양 수익보다 건축비 증가량이 훨씬 많아지니까요. 그래서 49층을 선택하는 겁니다.

서울 노후단지 재건축안 층수 계획/그래픽=비즈워치

여의도는 달라…"50층 이상 재건축안 속속"

반면 여의도 노후 재건축 추진 아파트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로 재건축을 계획하는 단지가 늘고 있는데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진주아파트는 최고 58층 높이의 재건축 계획안을 마련하고 서울시·담당 구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최고 59층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요. 

진주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의 경우 안전 규제 등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건물 층수를 높이는 것이 사업성에 더 도움 된다고 생각해 58층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를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로 재건축하는 이유는 타지역 대비 용적률 상향 폭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가능한 한 용적률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수익성을 내겠다는 것이죠.

용적률은 전체 대지 면적에서 건축물 각 층 바닥면적의 합계(연면적)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더 높이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4월 취임 후 여의도 일대를 국제금융지구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용적률 종상향 등을 포함해 여의도 일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하고 최고 65층으로 재건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400%로 올렸고요. 

여의도 한양아파트도 지난 1월 서울시의 신통기획안을 통해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 최고 300%)에서 일반상업지역(최고 600%)으로 상향, 54층으로 재건축할 수 있게 됐고요. 

반면 대치 은마 등 일반적인 주거지역에선 종상향을 하더라도 용적률 상승 폭이 크지 않습니다. 가령 제1종 일반주거지역(최고 150%)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최고 300%)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용적률은 150% 수준입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최고 50층이나 50층 초반대로 건물을 짓는 것보다는 49층 재건축안이 수익성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여의도는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상업지역이 섞여 있어 기본적으로 용적률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며 "타지역과 달리 50층을 훨씬 웃도는 재건축안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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