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서울 강남3구 핵심 지역은 뜨거운 청약 경쟁을 이어가는 반면, 수도권 외곽이나 미분양이 쌓인 지방은 청약자들의 차가운 외면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라면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경쟁력'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거나 확실한 개발 호재로 미래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단지 위주로 청약할 것을 추천했다.
지방은 미래 배후 수요가 풍부한 지역 위주로 신중히 청약할 것을 조언했다. 청약 통장을 쓰는 대신 정부 지원이 더해진 '준공 후 미분양'을 매수하는 것도 방법으로 꼽혔다.

강남3구, 상한제, 성공적
비즈워치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권일 부동산인포리서치팀장 등 부동산 전문가 4인에게 '2025년 주택 청약 전략 및 전망'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서울-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청약 시장 온도차가 벌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집값 상승세가 멈춘 가운데 분양가는 계속 올라 새 아파트의 '가격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공급 면적 기준)은 1333만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93% 올랐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라면 청약해도 좋다고 추천했다. 윤수민 위원은 "서울은 올해 분양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강남권 상한제 아파트는 '묻지마 청약'을 해도 된다"며 "다만 서울 외곽 지역은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새롬 연구원도 강남권 대규모 정비사업지를 추천했다. 그는 "올해 잠실 르엘, 아크로 드 서초 등 강남권 분양 단지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지난해 당첨 가점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최소 당첨 커트라인이 70~75점 이상으로 예상된다. 청약 가점이 높으면 청약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권일 팀장 역시 "올해도 서울 상한제 단지에 청약 쏠림 현상이 이어질 텐데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현장은 입주가 빠르기 때문에 자금 운영 계획을 잘 수립해야 한다"며 "나머지 지역은 서울이라도 분양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선별해서 청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서울 접근성이 좋거나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미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본청약을 받는 3기 신도시도 추천했다.
권 팀장은 "경기도는 서울 접근성이 관건인데 너무 비싸면 굳이 청약할 필요 없다. 인천은 역세권이나 신도시 개념의 지역들 위주로 청약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송승현 대표는 "GTX 개통이 예정된 용인, 의왕, 부천, 인덕원 등 주요 역세권 단지들은 광역 교통망 개선 효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왕숙,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본청약이 진행되는데 실수요자들에게 안정적인 청약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방, 청약이냐 미분양 매수냐
지방은 청약 지역에 미분양 물량이 얼마나 쌓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송 대표는 "대전·부산·광주와 같은 일부 광역시 인기 지역은 미분양이 점차 해소되는 흐름을 보이지만, 세종·대구·경남·충북 등의 미분양은 여전히 많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꼼꼼히 따져볼 것을 권유했다.
또 산업단지, 교통망 호재 등으로 인구 유입이 있는 지역 위주로 청약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산업단지 및 기업 유치 계획이 있는 지역이나 교통망 개선이 예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단순히 가격이 낮은 것보다는 실입주 및 실거주 수요가 뒷받침되는지 분석한 후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 역시 "지방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미분양 적체 등으로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분양 시장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청주 테크노폴리스 등 일자리나 생활인프라가 갖춰진 곳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위원도 "지방은 청주 테크노폴리스, 천안 성성지구 등 대규모 개발로 새롭게 도시가 형성되는 지역이나 학군지 재건축 단지 위주로는 청약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청약 통장을 쓰기 보다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내 집 마련 전략으로 꼽혔다. 권 팀장은 "전주 일부 지역 등 청약 경쟁이 이뤄지는 지역 외에는 굳이 통장을 안 쓰고 청약 결과를 보고 움직여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존 미분양이 적체된 곳은 신규 분양이 나오면 또 미분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정부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놨는데 그런 점도 염두에 두고 신중히 매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분양가 및 청약 당첨 가점 상승 등으로 청약통장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통장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가점이 낮은 경우는 가격이 조정된 기축 주택을 매수하는 편이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백 연구원은 "통상 내 집 마련을 할 때 주택 청약이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며 "공공분양 등까지 생각해서는 월 최대 납입금(25만원)까지 납부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상한제 및 인기 지역에서 시세 차익을 노린다면 청약 통장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지만, 당첨 가점이 낮거나 빠른 입주가 필요한 경우 가격이 조정된 기축 아파트 매수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특히 입주 물량이 많아 조정이 이뤄진 수도권 신축 단지는 실거주자에게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