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힘찬 구호와 함께 이륙하려던 하늘택시는 결국 날지 못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강한 전파 간섭이 있다고 했다. 굵어진 빗방울도 시연을 방해했다.
쇼케이스 주최 측의 수치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밑거름 삼아 오는 2028년에는 도심항공교통(UAM)을 상용화한다는 각오다. 관광용은 물론 교통 취약 지역, 공항 등을 연계한 UAM 서비스를 2년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뜰 수 있으려나…" 했는데
부슬비가 내리던 15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인천대학교 INU이노베이션 센터에 도착했다. 이곳에선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이 개발한 UAM 기체를 공개하는 'K-UAM 비행 쇼케이스'가 열렸다.
삼보모터스그룹이 개발한 UAM 기체 B-32-R2는 폭 10m에 길이 6.2m, 높이 3.2m로 설계됐다. 최대이륙중량(MTOM)은 950㎏다. 이날 무선 조종을 통해 수직 이륙한 후 약 5m 상공에서 공중정지비행(호버링)을 수행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로 했다.
날씨가 우려스러웠으나 다행히 시연 시간이 다가오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과 홍지선 2차관, 박찬대 인천시장 등이 입장하면서 쇼케이스는 시작됐다.
김 장관은 "드디어 저희 기술로 만든 UAM이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날"이라며 "가슴이 먹먹하다. 낯설고 멀게 느껴졌던 게 이제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 또한 "대한민국 첫 UAM 기체를 인천에서 선보인다. 미래 항공산업을 선도하는 인천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인천시는 글로벌 UAM 실증 선도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음껏 연구하고 마음껏 달려볼 수 있는 무대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잠시 후 사회자가 "이륙 준비가 된 것 같다"며 "그냥 띄우지 말고 구호를 외쳐보자. 대한민국 UAM, 출발!"이라고 소리쳤다.
부푼 마음으로 기체 이륙을 기다렸던 관계자들과 관중들의 기대감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출발 구호에도 뜨지 않고 제자리에 머무르던 UAM이 이내 돌던 프로펠러까지 멈추며 '시연 불가'를 알린 것이다.
쇼케이스 순간 강한 간섭 전파로 인해 무선 통신에 오류가 생기면서 이륙하지 못했다는 게 국토부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사전에 인지되지 않은 강한 간섭 전파가 발생하면서 이륙하지 못했다"며 "무선 통신이고 첫 운행인 만큼 간섭 전파로 인한 방해를 받다 보면 기체 무게가 1톤이 넘는 만큼 문제가 될 수 있어 시연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 하늘길을 달리는 택시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듯했던 첫 UAM 비행 쇼케이스는 이렇게 무산됐다. 김 장관도 머쓱한 표정과 함께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를 떴다. 국토부는 기체 및 주변 환경을 점검한 뒤, 16일 오후 2시30분 시연회를 다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아쉬움 딛고 2028년 향해
시연회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정부는 2028년 'UAM 상용화'를 위해 잰걸음에 나선다. 국토부는 2028년 UAM 초기 시범사업 운용에 대한 운항조건·안전기준 등을 구체화한 시범운용모델을 마련했다.
김 장관은 "UAM이 상용화되면 인천에 있는 덕적도 등 여러 섬으로 승객을 나르는 택시가 될 것"이라며 "제주도에 가면 상공에서 구경하는 관광용도 될 수 있다. 여기 학생 여러분이 많이 오셨는데 이들이 미래에 UAM을 도전하고 다루는 전문가가 되면 그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실현 가능함'을 키워드로 한 초기 UAM 상용화 비전과 실행 전략을 공개했다. 먼저 시범운용구역 내로 한정해 △관광형 △지역연계형 △공항연계형 등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기로 했다.
관광형은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1개를 이용해 출발지와 도착지가 동일한 순환형 운항 서비스다. 지역연계형은 도서·산간 등 교통 취약 지역을, 공항연계형은 공항과 도심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허브형·직결형 운항 방식을 말한다.
김기훈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안전하게 날 수 있는 안정된 기체를 활용할 것"이라며 "초기 운항 방식은 주간, 날씨가 맑은 날에만 허용하며 조종사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UAM을 안정적으로 몰 수 있는 조종사와 정비사 양성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토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TS)과 함께 국내 1호 UAM 최초 조종사·정비사 양성 프로젝트를 개시하기로 했다.
2028년 UAM 시범 서비스를 담당한 국내 운용요원을 선발·양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 세부 선발 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공개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선발된 후보생에는 인센티브와 함께 향후 UAM 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김 과장은 "인천뿐 아니라 여러 지방 정부가 많은 서비스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며 "시범 운영 구역에 선정된 지자체에는 최대한 국가가 초기에 필요한 인프라, 버티포트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UAM과 드론 기술의 미래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번 박람회는 이날부터 17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전시관에는 대한항공, 파블로, 유비파이 등 대표 기업을 비롯해 공공기관, 지방정부 등 137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기술력을 뽐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