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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뜻 받들어" 롯데 신동빈 단일체제로

  • 2015.07.16(목) 20:37

신 회장, 日 롯데홀딩스 대표도 맡아
그룹승계 '신동빈' 사실상 확정
"겸허히 수용, 책임과 의무 다하겠다"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에 걸쳐있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신 회장은 한국의 롯데그룹만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사업 모두를 관장하게 된다. 이로써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경질되면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던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반년만에 신 회장 단일체제로 굳어졌다.

◇ 일본 롯데도 넘겨받았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15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참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신 회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 회장은 오늘(16일) 열린 주요 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이번 이사회의 결정을 겸허하고 엄숙하게 받아들인다"며 대표이사직 수용의사를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에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번 결정에 따라 신 회장은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 롯데의 사업도 책임지게 됐다.

일본 롯데는 2013년 기준 자산규모 6137억엔(현재의 우리돈 5조7000억원)으로 같은 시기 한국 롯데 자산규모의 10분의 1도 안되는 작은 기업집단이지만 한일 양국에서 사업을 하는 롯데그룹의 모태로서 상징적 의미가 남달랐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처음 회사를 차린 곳이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그간 장남인 신 전 부회장에게는 일본 롯데를 맡기고, 차남인 신 회장에게는 한국 롯데를 책임지게 했다.

◇ 건재 과시한 신격호, 차남 손 들어줘

이러한 후계구도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은 지난해 12월 말 일본 롯데를 책임지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전격 경질되면서부터다. 당시 일본 롯데·롯데상사·롯데아이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은 올해 1월 초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현재까지 신 전 부회장의 경질이유는 베일에 가려져있다. 실적부진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관측에서부터 롯데제과 지분을 둘러싼 물밑다툼설까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한일 어느쪽에서도 정확한 해임이유가 공개된 적은 없다.

다만 지난 5월 신 총괄회장이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찾아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신 전 부회장의 해임도 결국엔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에는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

 

신 총괄회장은 아흔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으로부터 공사현황을 보고 받는 등 그룹의 주요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당시 롯데그룹은 좀처럼 공개하지 않던 신 총괄회장의 현장방문 사진을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 일본 롯데 경영권을 확보한 신동빈 회장(왼쪽)과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주요 직위에서 경질된 신동주 전 부회장.


◇ 호텔롯데 이어 롯데홀딩스까지

형인 신 전 부회장이 그룹경영에서 손을 뗀 뒤 동생인 신 회장은 승계의 발판을 차분히 다졌다. 신 회장은 올해 2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과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을 통해 식품유통 계열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롯데물산과 롯데건설, 롯데케미칼을 통해 건설화학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금융계열사 중에선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그럼에도 이 회사 지분 대부분을 일본 롯데그룹이 갖고 있어 신 회장의 그룹 승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만만치않았다.

하지만 신 회장이 호텔롯데 등기임원이 되고 이번에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까지 맡으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신 회장의 영향력은 한층 확고해질 전망이다. 신 회장도 이날 사장단회의에서 "앞으로 신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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