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회장은 롯데 오너가(家)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했다. 그 결과 롯데그룹 경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여전히 경영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여러 정황상 경영복귀가 어렵다는 평가에도 신동빈 회장 체제의 균열을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걸 수 있는 것은 다 건다
2015년부터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세차례 표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신동빈 회장의 완승이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주주 가운데 광윤사(光潤社)를 제외한 관계사, 우리사주조합, 임원지주회 등이 모두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원 리더'로서 그룹을 지휘해왔다.
하지만 신동주 회장은 여전히 기회를 보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 옆에 머물며 일본과 한국에서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2일 법원에 제출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 의결 금지 가처분 신청이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신동빈 회장이 대외적으로 약속한 부분이다. 반도체 구조만큼 복잡하다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할 대안으로 추진중이다. 롯데그룹이 투명경영에 나서는 계기로 삼고 있을 만큼 중요한 이슈다.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신동주 회장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롯데쇼핑 투자부문 가치를 과도하게 산정해 롯데쇼핑의 주주들은 공정가치의 경우보다 많은 지주회사의 주식을 배정받는 반면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주주들은 공정가치보다 지분율이 감소하게 되는 손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빌려준 자금을 주식으로 되돌려받는 문제를 놓고 신동빈 회장측과 대립하기도 했다. 법원이 조건부로 신동빈 회장측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사태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일본에서는 경영복귀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자신의 이사회 복귀를 주주총회에 상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다음달말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 신동빈 체제 균열 통해 경영복귀 불씨 만들기
롯데그룹이나 업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영권 분쟁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동빈 회장 체제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의 입장에서는 대세를 거스를 만한 여력이 없다"며 "따라서 계속 논란의 불씨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문제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시기를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번 지주사 전환 관련 가처분 신청도 법적인 문제를 떠나 신동빈 회장 체제의 지배구조 문제를 이슈로 제기하려는 의도라는게 롯데그룹의 판단이다.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추진하는 것"이라며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재평가하는 등 이중, 삼중의 절차를 거쳤고 이는 주주 중심의 기업경영을 실현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게될 것"이라고 대응하고 나선 것으로 이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특히 "혼란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대해 법과 규정에 따라 분명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주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영복귀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여전히 신동주 회장에게 불리하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은 지난 1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동빈 회장 체제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롯데 계열사의 지주사이면서 한국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한 경영 복귀를 타진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에서 주총안건으로 받아들일지도 불명확하지만, 네번째 표대결이 불가피하더라도 주총에서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 롯데 내부에서는 신동주 회장측에서도 이런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신동빈 회장측을 흔들면서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
일각에서는 한국롯데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 신동주 회장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오너가에서는 신동빈 회장 지분이 가장 높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이후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0.56%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신동주 회장의 지분이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7.95%, 롯데제과 3.96%, 롯데칠성 2.83%, 롯데푸드 1.96%를 갖고 있다. 롯데지주 지분은 5.73%가 예상된다. 지속적으로 롯데와 신동빈 회장의 행보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지분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지주 예상 지분 2.92%도 변수다. 불씨가 남아있는 셈이다.
지금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의 가장 큰 약점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이슈다. 신동빈 회장은 최순실측에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이런 점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횡령·배임·뇌물 등 여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실을 주주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의 기소를 거론하며 "지난해와 크게 상황이 다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매주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업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틈새를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상황상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경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인만큼 신동빈 회장이 흔들리는 시점을 기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은 해결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있다. 재판을 받으면서 중국의 사드보복, 지주회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각종 사업이나 챙겨야 할 사안들은 그룹 차원에서 면밀히 살피고 진행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우려할 사안은 없다"고 못박았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이 경영복귀를 목적으로 그룹의 사업이나 각종 사안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법과 규칙의 테두리 안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룹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이 경영복귀를 목적으로 그룹의 사업이나 각종 사안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법과 규칙의 테두리 안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룹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