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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단지'라 불리던 이 곳, 2200억 쇼핑몰로

  • 2017.05.25(목) 14:55

현대백화점,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 오픈
3년 협의 끝에 탄생한 '상생형 쇼핑몰'
"가든파이브 점주·문정동 로데오 상인과 상생"

공실률이 50%에 이르던 '유령단지'가 대형 쇼핑몰로 재탄생했다. 26일 현대백화점이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문을 연 현대시티몰 얘기다.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상인을 이전하기 위해 2010년 조성한 유통단지였지만 입주 상인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할 정도로 장사가 되지않던 골칫거리였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현대시티몰은 중소상인과 대형 유통업체가 손잡고 만든 상생형 쇼핑몰"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중소상인들과 상생을 위해 쇼핑몰 이름부터 '현대시티아울렛'에서 '현대시티몰'로 바꿨다. 현대시티몰 1km가량 떨어진 곳에 '문정동 로데오'가 있어서다. '문정동 로데오'는 주로 이월 상품을 파는 매장이 들어선 '아울렛 거리'로 대형 유통업체에서 운영하는 '공룡 아울렛'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컸다. 현대백화점은 3년간의 대화 끝에 문정동로데오 점주들 마음을 돌렸다.

 

현대시티몰은 국내 최대 유통단지인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리빙관 지하1층~4층과 테크노관 지하1층~5층에 영업면적 4만8863㎡(약 1만4781평)규모로 들어섰다.


현대백화점이 양보한 것은 '쇼핑몰 이름' 뿐만이 아니다. 현대백화점이 임대한 가든파이브 11개층중에 9개층을 아울렛으로 운영하려던 계획을 접고, 쇼핑몰을 '몰(Mall)관' 5개 층과 '아울렛관' 6개 층으로 나눴다. 아울렛관에는 타임·마임·클럽모나코 등 이월상품이 판매되고, 몰관은 설화수·오휘·유니클로 등 브랜드가 입점했다. 박 사장은 "로데오 상가들과 협의를 통해 한쪽은 아울렛, 한쪽은 몰로 나눴다"며 "가든파이브 상권이 활성화되면 로데오 거리도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가든파이브 매장 소유자들과도 상생안을 찾아냈다. 현대시티몰이 입점하는 공간은 원래 가든파이브 중소상인 250명과 SH공사가 운영하던 매장이었다. 이 매장은 공실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지 않아 점주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에게 매출의 4%가량을 임차료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10년으로 중소상인들은 최소 10년간 임대료를 보장받게 된 셈이다.

김동권 현대백화점 상무는 "현대시티몰 매출이 올라갈수록 임대료도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대시티몰의 매출 목표는 오픈 첫해 2200억원에서 2년뒤 3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어서 중소상인들에게 지불하는 임차료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씨티몰은 1~2차 상권인 송파·강남외에 반경 20km내에 있는 서울 서초지역과 성남시 수정구·성남시 분당구·하남 등 3차 상권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가든파이브가 들어선 송파구 문정동 상권이 만만한 상권은 아니다. 가든파이브내에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NC백화점이 영업중이다. NC백화점은 명칭만 백화점이지 사실상 이월상품을 파는 아울렛이다. 두 매장은 거리도 가까울 뿐 아니라 겹치는 브랜드도 많아 현대와 이랜드가 가든파이브 상권을 두고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박 사장은 "NC백화점과 관계없이 현대만의 콘셉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매장을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씨티몰이 가장 공을 들인 곳은 홈퍼니싱 매장인 '윌리엄스 소노마'다. 미국 최대 가구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가 운영하는 매장으로 국내에선 현대시티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여기에 '서래식당', '대구 근대골목 빵집' 등 맛집이 대거 입점했고,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도 마련됐다. 김 상무는 "소비력을 갖춘 30~40대를 겨냥해 36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도심형 패션 아울렛"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국내 유통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며 "무리한 진출보다는 내실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간 경쟁보다는 생존을 위한 고민을 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상인들과 상생을 우선 가치에 두고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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