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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약업계 '특허권 남용' 실태조사 착수

  • 2017.06.26(월) 15:46

오리지널-복제약 경제적 이득 주고받는 행위 점검
6월중 71개사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바이오업계의 특허권 남용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핵심은 오리지널 제약사가 복제약의 시장진입을 늦추거나 막기 위해 담합을 했는지 여부다. 공정위는 점검 결과 공정거래법상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직권조사를 거쳐 제재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26일 제약·바이오업계 특허권 남용이 복제약(제네릭)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 국민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보고 실태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71개 제약사다. 특허분쟁에 연루됐거나 매출액 등을 고려해 다국적제약사 39곳과 국내 제약사 32곳을 선정했다. 대상업체에 조사표를 전달, 업체가 조사표를 채워 계약서 사본 등과 함께 제출하면 공정위가 이를 토대로 공정거래법상 위반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점검항목은 ▲제약사간 특허분쟁 현황 ▲제약사간 지식재산권 관련 계약 현황 ▲약사법상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에 따른 효과 등이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R&D)을 독려해 의약품산업 발전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제네릭(복제약) 제약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약품을 등록하면 오리지널 제약사가 최장 9개월 동안 판매를 중지시킬 권리(판매금지권리)를 부여한다. 반면 제네릭 제조사가 오리지널 제약사 판매금지권리에 대해 특허소송을 내 이길 경우 같은기간 '우선판매권리'를 부여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리지널 제약사가 복제약 제약사에 경제적인 대가를 지급하는 대신 특허소송이나 진입을 막는 담합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른바 '역지불 합의'다.
2011년에 항구토제 조프란에 대한 신약 특허권을 보유한 GSK가 동아제약에 신약 판매권을 주는 대신 동아제약이 제네릭(온다론)을 팔지 않기로 합의한 사례가 꼽힌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반응이 엇갈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조사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특허권을 확보한 오리지널사가 경쟁력을 포기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면서 "조사대상이 될 순 있지만 개별기업간 합의 등 거래를 규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공정경쟁을 해야 하는 시장에서 몇개 대기업이 비밀리에 조건을 걸고 담합하는 것을 막자는 긍정적인 취지로 보인다"면서 "오리지널 제약사 대부분이 글로벌 제약사이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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