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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뷰튜버'를 잡아라

  • 2017.09.29(금) 15:59

마케팅 타깃 SNS로 전환‥1020세대 잡기
'SNS 마케팅 리스크'도‥'멀티 모델' 등 대안 개발

화장품업계의 마케팅 타깃이 유튜브 등 SNS채널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뷰튜버'(뷰티+유튜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업체들은 뷰튜버들의 영향력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반면 부작용도 있다. 뷰튜버들은 훈련된 모델들과 달리 메시지·이미지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뷰튜버 양성기관을 설립·지원하거나 '멀티 모델'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개발 중이다.

◇ SNS에 열광하는 10대

화장품업계가 공중파 연예인에서 SNS 인플루언서(영향력이 있는 개인)에게로 눈을 돌린 것은 이들이 가진 영향력 때문이다. 뷰튜버, 인스타그램 스타 등 인터넷을 통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차기 주요 고객층으로 꼽히는 10대~20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작년말부터 올해 1월까지 PC와 모바일 인터넷 동시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대의 95.1%, 20대의 94.5%가 최근 1주일 사이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연령대의 시청률(87.7%)을 7~8%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특히 10대들의 경우 유튜브, 그 중에서도 뷰티를 소재로 한 1인 방송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고령 유튜버'로 이름을 알린 박막례 크리에이터는 지난 4월 색조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의 모델로 콜라보를 진행했다. (사진=바닐라코)

유튜브와 함께 뷰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곳은 인스타그램이다. DMC미디어가 지난 6월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중 인스타그램 유저는 68.7%로 전년대비 12.9%포인트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SNS 뷰티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활용이 중요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들이 적극적이다. 뷰튜버들의 메이크업 영상에 자사의 제품을 협찬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인기 뷰튜버의 이름을 딴 제품을 출시하는 등 콜라보나 대세 뷰튜버를 브랜드 모델로 전면 기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아리따움'의 경우 인스타그램 헤비인플루언서 '고밤비'와 콜라보로 이달 초 '크림투샤인 틴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3분만에 완판됐다. 이번 콜라보를 기획한 뷰티 엔터테인먼트 레페리 관계자는 "이번 사례가 업계에서 알려지며 그동안 디지털 마케팅을 거부해온 고급 브랜드들도 최근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SNS 마케팅, '리스크'도 존재

하지만 소속사를 통해 전문적으로 이미지가 관리되는 연예인들과 달리 일반인 뷰티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SNS 마케팅에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SNS 마케팅은 통상 광고와 생활정보성 콘텐츠 사이를 넘나드는 '네이티브 광고' 형태로 이뤄진다. 따라서 수위 조절에 어려움이 많다. 또 자신의 영상 스타일이나 이미지 등을 고려해 직접적인 광고를 꺼려하는 뷰튜버들의 특성도 또 다른 리스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뷰튜버 양성 기관을 설립하거나 '멀티 모델' 전략을 가져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은 헤비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강의를 받는 등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 일본 화장품 브랜드 케이트는 지난 15일 올리브영 명동본점에서 브랜드 모델인 가수 경리와 남성 뷰튜버 레오제이가 함께 하는 콜라보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케이트코리아)

남성 화장품 브랜드 '무(MUH)'의 경우 뷰튜버 양성기관을 자체적으로 설립하거나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한명의 연예인을 브랜드 '뮤즈'로 내세워 오래 유지하는 대신 제품이나 시즌별로 모델을 바꿔 쓰는 '멀티 모델' 전략으로 마케팅 방향을 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SNS의 확대와 함께 헤비 인플루언서들도 다양해져 모델의 선택폭도 넓어졌다"며 "B급 정서를 자극하는 코믹 마케팅부터 명품 이미지 연출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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