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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그 남자의 공기청정기 '꿀팁'

  • 2018.11.09(금) 17:40

이경환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과장 인터뷰
"미세먼지 농도 높아도 환기 후 공기청정기 사용해야"
"집 평수보다 20% 넓은 평영용 공기청정기 구입하길"

우선 고백부터 해야겠다. 이 아이템은 오래 묵은 아이템이다. 처음 취재했던 게 지난 7월 초다. 무려 4개월 전에 취재했던 이야기다. 당시 기사 작성 준비를 마치고 윗선에 보고를 올렸지만 '킬(kill)' 당했었다. 킬은 기사작성 취소 지시다. 일종의 이 바닥 '전문용어'다. 미세먼지 이슈가 끝났는데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는 핀잔만 받았다.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무척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인터뷰이와 이 인터뷰를 준비해준 코웨이 측에 죄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다. 지난 4개월여 동안 늘 마음의 부담이었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출근 길에 문득 이 인터뷰가 떠올랐다. 눈이 번쩍 뜨였다. 미세먼지가 이렇게 반가운 적이 없었다. 4개월 동안 담아뒀던 부담감과 죄스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버릴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지난 7월 초 올해 전국을 강타했던 미세먼지에 생각이 미쳤다. 지난 봄과 초여름 사이 대한민국은 미세먼지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역대급 미세먼지로 문을 제대로 열 수도 없었다. 아이들은 나가놀지 못해 집안에서 몸을 배배꼬았다. 답답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중국을 향해 육두문자를 쏟아내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때 아내는 심각하게 공기청정기 구입을 고민했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에어컨 가동을 최소화하며 버텨냈던 아내다. 그랬던 그가 공기청정기 앞에서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하나 들여놔야 할까봐요. 애들 건강도 그렇고". 솔직히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심정으로 버텼다. 결국 우리집은 공기청정기 대신 문을 꼭 닫고 난세를 견뎌냈다.

공기청정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비록 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공기청정기의 필요성에 대해선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어떤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야 할지, 마냥 틀어 놓기만 하면 되는 건지 등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코웨이에 문의했고 코웨이에선 공기청정기 전문가를 소개해줬다. 이경환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과장이 그 주인공이다.

▲ 이경환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과장.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관악산 자락 서울대 캠퍼스 중에서도 가장 조용한 서울대 교수아파트 근처에 있는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는 코웨이의 모든 제품이 탄생하는 공간이다. 연구소 1층 로비에서 이 과장을 기다렸다. 마침 회의가 있어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내려온 이 과장의 첫인상은 일반적인 연구원과는 사뭇 달랐다. 꽉 짜이고 날카로운 연구자라기보다는 수더분하고 밝은 이웃 청년의 이미지였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살짝 물어보니 이미 이런 인터뷰를 여러 차례 해본 베테랑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여유가 넘쳤다. 이 과장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8년간 코웨이에서 공기청정기 성능 개선과 필터 개발에 매진해온 전문가다. 코웨이가 첫 직장이다.

이 과장은 "공기청정기는 실내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와 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등을 필터링하는 기능이 핵심"이라며 "이 물질들을 제거하고 걸러내는 방식에는 전기집진식과 헤파필터식이 있는데 공기청정기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과쪽 지식이 거의 전무한 내게 전기집진식은 와닿지 않았다. 다만 집에서 아내의 명령으로 진공청소기를 돌릴 때 봤던 헤파필터는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전기집진식과 헤파필터식 공기청정기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때로는 잘 몰라도 아는 척하고 물어보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질문을 하고도 내심 뿌듯했다. 그는 "전기집진식 공기청정기의 경우 내부에 플러스와 마이너스 입자가 하전돼 있다"면서 "섬유에 마찰을 줘 정전기를 머금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으니 쉽게 이해가 됐다.

정전기 원리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방식인 셈이다. 그는 "전기집진식의 경우 집진 효율이 약 95% 정도다. 쉽게 설명하면 100개의 미세먼지가 유입됐을 때 95개에서 98개를 잡아내는 정도라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집진식의 경우 헤파필터식보다 필터 교환주기가 2배에서 3배가량 길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전기집진식은 하전을 위해 오존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헤파필터식 공기청정기에 대해 그는 "집진효율이 매우 높다"면서 "대신 전기집진식보다 필터 교환주기가 짧아 자주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 두 가지 장점을 결합한 복합식 공기청정기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즉 공기청정기는 팬을 이용해 실내공기를 빨아들이고, 이 공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걸러내는 것이 기본 원리라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최근에는 정부가 학교 미세먼지 근절을 내세우면서 대용량 공기청정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제는 공기청정 기능은 물론 가습과 제습 등의 기능까지 탑재한 복합 기능 공기청정기 수요도 높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무르익으면서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바로 공기청정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꿀팁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무조건 공기청정기를 틀어만 두면 되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웃으면서 "공기청정기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서 유심히 들어봤다.

이 과장은 "봄에 황사가 심할 때 문을 닫아두면 실내와 실외의 미세먼지 농도 차이가 약 4개가량 난다"면서 "따라서 봄철 황사가 심할 때는 대부분 환기를 하지 않는데 오히려 한 두 번씩 환기를 해 안팎의 농도를 같게 만들어 준 후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훨씬 효과적"이라고 알려줬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상식과는 거리가 먼 꿀팁이었다.

이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때는 공기청정기보다 환기가 더 좋은 솔루션"이라며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도 무작정 자신의 거주 평수에 맞추는 것보다 해당 평수보다 20%가량 더 높은 평형용 공기청정기를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아울러 "요리할 때 생각보다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면서 "요리할 때도 환기가 가장 좋은 솔루션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엔 근처에 공기청정기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혹시라도 아이들이 있다면 실내에 가습 공기청정기를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필터 관리과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 이 과장은 "필터를 권장교환 주기에 맞춰 바꿔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발자로서 뿌듯했을 때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빙긋 웃었다. 이 과장은 "공기청정기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벽걸이 공기청정기를 만든 적이 있었다"면서 "어느 날 아이의 어린이집에 갔더니 그 벽걸이 공기청정기가 걸려있었다. 아빠가 만든 것이라고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한 보일러 CF에서 "우리 아빠는 ○○○ 만들어요"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인터뷰를 마치며 힘든 점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연구소에 있으면서 많은 선행기술을 개발해왔고 지금도 개발하고 있는데 그런 기술들이 적용되거나 상용화되지 못할 때 무척 마음이 아프다"며 "우리가 미세먼지로부터 좀 더 자유롭고 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트북을 덮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참 밝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욕심이 생기는 법. 이런 자리 말고 기사 출고되고 난 다음에 편하게 소주 한 잔하자고 했더니 "술 자리 좋아한다. 편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꼭 만나자"고 했다. 반가웠다. 지난 4개월여 동안 그에게 만나자고 연락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지금 그의 명함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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