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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작정하고 달린 GS25

  • 2019.12.17(화) 16:16

월 200개 점포 순증 '이례적'…명실상부 1위로
덜미 잡힌 CU, 점포 수 경쟁 재차 불붙을까

"한 달에 200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대단한데요.", "이빨 꽉 물고 달렸네요. 점포 수 경쟁 안 한다더니…"

지난 16일 편의점 업계가 들썩였습니다. GS25가 CU를 제치고 점포 수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목이 쏠린 건데요. GS25가 다시 1위 자리를 꿰찬 건 지난 2000년 이후 20년 만이라고 합니다. 당시 CU의 전신인 훼미리마트가 LG25(현 GS25)를 제친 뒤 쭉 1위 자리를 유지해온 겁니다.

그런데 업계 1위 주인공이 바뀐 사실보다 더욱 주목받은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11월 한 달간 GS25 점포가 늘어난 규모인데요. 최근 편의점 업체들의 점포 월 순증 규모는 통상 50~70개가량이라고 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GS25가 한 달 만에 200여 개를 늘리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고 하니 모두 깜짝 놀란 겁니다.

사실 지난 10월 말까지만 해도 CU의 점포 수는 1만 3746개, GS25는 1만 3696개였는데요. 점포 수 격차가 50개 정도 났기 때문에 역전이 되더라도 내년 상반기쯤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GS25 점포 수가 한 달 만에 급증하면서 되레 79개를 앞서게 된 겁니다.

GS25의 그간 점포 수 변화 추이만 봐도 11월 '실적'은 유난히 눈에 띕니다. 지난해 GS25의 연간 점포 순증 규모는 680개가량입니다. 월별로 환산해보면 60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또 점포 수가 가장 빠르게 늘었던 지난 2017년 순증 규모를 봐도 연간 1700개로 월별로 따지면 평균 140개 정도입니다. 200개는 정말 대단한 수치이긴 합니다.

과연 GS25가 이런 이례적인 실적을 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GS25 측은 '탁월한 상생 제도'와 '점포 운영 혁신'을 꼽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가맹점주들이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 GS25와 계약하려는 점주들이 급증했다는 설명인데요. GS25 관계자는 "본부, 가맹점, 협력업체 등과 상생 경영을 평가받는 동반성장지수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쟁사들도 GS25가 다시 1위 자리를 꿰찬 데 대해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25는 상품 구성이 좋다는 평가가 많아 가맹점주들이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기는 했다"면서 "점포 단위 면적당 매출도 이미 1위에 올라섰던 만큼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GS25가 결과적으로 1위에 오른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지난 11월 순증 규모에 대해선 단순히 '상생과 혁신'만으로 이룰 수 있는 실적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작심하고 움직이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숫자라는 겁니다.

경쟁사의 예를 들어볼까요. 이마트24는 그간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왔는데요. 특히 편의점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지난해 말 시행되기 전에는 더욱 적극적이었습니다. 당시 이마트24가 월별로 점포를 가장 많이 늘렸던 규모가 100개가량이었습니다. '이마트'라는 브랜드를 걸고 뛰어도 최대치가 이 정도였다는 뜻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그간 GS25가 내놓은 통계가 정확하지 않았던 게 아니냐는 물음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CU와 격차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벌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인데요. 물론 이건 의혹일 뿐입니다. 굳이 GS25가 점포 수를 일부러 적게 발표할 이유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GS25가 편의점 업계의 자율규약 시행 전보다 더 빠르게 점포 수를 늘렸다는 건데요. 지난해 시행된 자율 규약은 편의점 업체들이 앞으로 더 이상 '점포 수 늘리기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큰 틀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사실상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인데요. 실제 지난해 GS25의 점포 순증 규모는 680개 정도였는데, 올해는 11월까지만 계산해도 790개를 넘어섰습니다.

이에 대해 GS25 측은 신규 점포 출점뿐 아니라 다른 편의점 브랜드 전환이 많이 이뤄진 결과물이지 자율규약을 어긴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점포 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수익성 향상 등의 노력에 따라 점포 수도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게 GS25 측 설명입니다.

어쨌든 이제 GS25는 '명실상부한' 국내 편의점 업계 1위가 됐습니다. 아무래도 1위라는 타이틀을 달면 예비 가맹점주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짚어볼 만한 점이 있습니다. GS25가 1위로 올라섰는데 왜 여기에 '명실상부'라는 수식어가 붙었을까요?

사실 GS25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통상적인 실적 면에서 CU를 앞서 있었습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매출은 1조 5828억원이었는데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매출은 이보다 많은 1조 81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도 898억원으로 CU의 648억원보다 많았고요.

하지만 국내 편의점 업계는 예전부터 점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왔습니다. 점포 수가 곧 매출로 직결될 것이란 판단에서 관례적으로 그렇게 해온 건데요. 공교롭게도 CU가 이 점포 수만큼은 1위를 지켜왔던 겁니다.

그만큼 그간 CU와 GS25는 신경전을 벌여왔습니다. CU는 업계 1위를 계속 강조했고요. GS25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에서 1위라는 점을 내세워 왔던 겁니다. 그런데 CU 입장에서는 이제 하나 남은 타이틀마저 뺏겼으니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CU와 GS25 모두 공식적으로는 이제 점포 수 늘리기 경쟁은 안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뤘으니 내실에 집중하겠다는 건데요. 이 와중에 점포 수 경쟁을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겁니다. 당분간 업계 안팎의 관심이 두 업체의 점포 수에 쏠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내년부터 편의점 시장에서는 브랜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내년을 시작으로 3년간 약 1만여 개 점포의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간판 교체가 예상되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GS25와 CU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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