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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이젠 주사형이 '대세'

  • 2020.03.10(화) 11:03

'삭센다' 경구형 제치고 지난해 압도적 '1위'
경구형 제품도 선방…전체 시장 55.8% 성장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주름잡던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뒤집혔다. 글로벌 제약사가 주사제인 '삭센다'를 선보인 후 알약 형태의 경구용 제제들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났다. '삭센다'는 부작용이 적은 데다 효과도 뛰어나 출시 직후부터 다이어터들의 주목을 한눈에 받았다.

다만 '삭센다' 덕분에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전반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삭센다'가 급성장하긴 했지만 경구용 제제 시장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는 지난해 42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018년 국내 처음 출시한 '삭센다'는 음식물 섭취에 반응해 장에서 분비되는 인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펩티드-1(GLP-1)과 97% 유사한 유사체다.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배고픔을 감소시켜 식욕을 조절한다.

특히 삭센다는 부작용이 크지 않아 다이어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경구용 제제들은 대부분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 약물로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일부는 마약성으로 분류돼 의존성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 '삭센다'가 급성장했음에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크게 줄어들진 않았다.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은 전년보다 6.7% 늘어난 95억원의 처방액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1위를 지켜왔던 일동제약의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은 3위로 밀려났다. '벨빅'은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로카세린 성분이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퇴출됐다. 지난 2010년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으로 퇴출된 비만치료제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의 전철을 밟은 셈이다.

대중제약의 '디에타민'과 같은 성분인 휴온스의 '휴터민'도 전년보다 6.9% 늘어난 62억원의 처방액으로 비만치료제 시장 4위를 기록했다.

미국계 제약사인 알보젠코리아의 '푸링'과 휴온스의 '펜디'는 같은 펜디메트라진 성분임에도 희비가 갈렸다. '푸림' 처방액은 52억원으로 전년보다 10.2% 감소한 반면 휴온스의 '펜디' 처방액은 17.6% 늘어난 40억원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의 '콘트라브(성분명 날트렉손+부프로피온)'와 '아디펙스(성분명 펜터민)', 종근당 '제니칼(성분명 올리스탯)' 처방액은 각각 3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1.9%와 7.5%, 7.5% 감소했다. '콘트라브'는 미국 제약사 오렉시젠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비만치료제로 2016년 5월 국내에 선보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플루옥세틴 성분은 오리지널 의약품인 릴리의 '푸로작'과 복제의약품인 명인제약의 '푸록틴', 알보젠의 '푸로핀'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와중에 알보젠코리아가 종근당과 손잡고 지난달 선보인 '큐시미아(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가 체중 감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록 경구용 제제들이 주사형 제제에 밀려나긴 했지만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업계도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하는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도 많아 경구용 제제와 경쟁 구도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비만도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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