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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마트·요마트 너희까지"…긴장하는 편의점

  • 2020.09.30(수) 10:38

배달의민족 'B마트'-요기요 '요마트', 장보기 서비스 론칭 
편의점주협의회 "골목상권 붕괴…서비스 중단해야"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전통적인 골목 업종을 타깃으로 한 B마트와 요마트의 서비스 중단을 촉구한다. -9월 25일, 한국편의점주협의회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계의 강자로 올라선 편의점 업체들이 음식 배달 앱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최근 '동네' 상권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편의점과는 타깃 고객층이 겹쳐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에서는 배달 앱 업체들의 서비스가 시작 단계에 불과해 당장 존재감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사업이 확대될 경우 기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의 우아한형제들(배민)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순식간에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B마트 이어 요마트까지…배달 앱 영역 확장

국내에서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차세대 초고속 딜리버리 스토어인 '요마트'를 론칭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요마트는 도심 내 물류 거점을 만들어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해 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요마트는 신선식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가정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3000여 개가 넘는 상품군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배달 수요가 높은 강남 지역에서 1호점을 선보이고 이후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B마트 캡처 화면.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미 전 세계 11개국에서 '디마트(Dmart)'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요마트는 디마트의 국내 모델이다. 요마트 관계자는 "요마트는 차별화된 상품 카테고리의 확대로 새로운 주문 경험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일반 마트 상품군과 전문 아이템을 포함해 고객의 편의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B마트'를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포함한 500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브랜드(PB) 상품까지 출시했다. 현재 수도권 내 30곳에 물류 거점을 마련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중소상인 반발…"골목상권 붕괴 우려"

B마트에 이어 요마트가 서비스를 시작하자 중소상인 관련 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두 업체의 서비스가 기존 동네 슈퍼마켓이나 중소형 마트의 장보기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지난 23일 "배민과 요기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을 확장해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펫산업소매협회 역시 "비마트에 이어 요마트까지 반려동물 용품이 포함된 생필품을 배달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시장을 침탈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GS25가 선보인 우리동네 딜리버리. [사진=GS리테일 제공]

편의점 업계도 목소리를 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 25일 "요마트와 B마트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중소형 마트 등 소매 업종에서 취급하는 용품을 집중 공급하고 있어 골목상권의 붕괴가 필연적"이라며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B마트와 요마트가 당장 기존의 시장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해 판매 품목도 많지 않은 데다, 서비스 지역도 수도권 등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 앱 업체들이 기존의 인프라와 투자 여력 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기존의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B마트와 요마트는 첫 주문 이용자에게 5000원 쿠폰을 제공하거나 1만 원 이상 주문시 배달비를 받지 않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 편의점과 경쟁 불가피…"배달 서비스 강화"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간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체 중 유일하게 승승장구해왔던 편의점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국내 유통 산업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쏠리는 와중에도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편의점의 경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다른 오프라인 점포와 달리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덕분이다.

하지만 편의점 업체들도 이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다는 점과 가성비 좋은 PB 제품 등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문제는 배달 앱 업체들 역시 이런 점을 장점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아울러 편의점 업체들은 요기요의 배달의민족 인수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해당 건은 공정위가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할 경우 요마트와 B마트 서비스 역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체들도 최근 배달 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25는 얼마 전 '우리동네 딜리버리'라는 일반인 배달 알바 서비스를 내놨다. CU도 조만간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결국 같은 시장을 두고 편의점과 배달 앱 업체들이 파이 나누기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타격을 받을 정도는 아니겠지만 타깃 고객층이 겹치기 때문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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