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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해도 멀어지는 극장가

  • 2020.10.22(목) 14:54

관람료 인상·상영관 축소…비상경영
OTT 무서운 성장세…극장가 우려 커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극장가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됐지만 극장가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이 자리를 잡으면서 집안에 앉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극장에 직접 가서 영화를 관람하려는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일부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상영관 수 축소도 시작했다. 다른 곳들도 관람료 인상 등을 검토하는 중이다. 상영관 축소와 관람료 인상 등은 장기적으로 영화관의 인기를 떨어트리는 '악수'(惡手)지만 당장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 CGV, 감원·감축…고강도 자구책 돌입

최근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1위 업체인 CJ CGV가 상영관 30% 감축을 결정했다. 관람료도 1000~20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매출 하락에 따른 생존 때문이다. CGV는 앞으로 3년 이내 전국 직영점 119개 중 35∼40개를 줄일 방침이다. 

감축 기준은 임차료다. CGV는 임대인과 임차료 감면 협상을 통해 손실 축소에 나설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손실이 크다고 판단되는 지점의 영업중단과 폐업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초부터 CGV는 각 지점의 임차료 인하와 유예 협상을 벌였지만 큰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계속 문을 여는 지점이라도 상영 회차를 줄이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등 긴축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관람료의 경우 일반 2D 영화 관람료 기준 평일 오후 1시 이후 1만2000원, 주말(금∼일) 1만3000원으로 인상된다. 

업계 1위 CGV의 대책발표에 따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조만간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들도 사업 구조가 CGV와 거의 같기 때문이다.

현재 멀티플렉스 3사는 모두 임원 임금 반납과 상영 회차 축소, 일부 상영관 임시 운영 중단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가장 큰 원인은 관객수 감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9월 영화관을 찾은 국내 관객 수는 전체 299만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7% 줄었고 역대 9월 통계 기준으로도 최저다.

지난해와 비교해 지난 3분기 기준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전체 영화관 417곳 가운데 7곳이 문을 닫았다. 이 영화관 운영사의 정직원 수는 9.7% 줄었고 아르바이트 등 계약직 직원수는 63.8% 줄었다.

피해는 심각하지만 임대료 등 고정비는 여전하다. 인력과 상영관 수를 줄이더라도 전에 없던 방역비 부담이 커지면서 고정비는 더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영화 소비 문화 변화에 극장가 고민 커

상영할 영화 자체도 씨가 마른 수준이다. 볼만한 영화가 있더라도 영화관을 찾기보다는 TV를 통해 집에서 소비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계 및 영화인 피해규모'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121편의 영화 제작이 중단되거나 개봉이 연기됐다. 

세계 영화 산업을 이끄는 미국의 헐리우드도 코로나 19 때문에 개점휴업 상태다. 올해 개봉이 기대됐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내년 이후로 제작과 개봉 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다보니 영화관을 찾을 이유 자체가 적어졌다.

한국영화조차도 영화관보다는 안방을 직접 공략하는 추세다.

총 제작비 117억 원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으며, 투자·배급사 NEW의 신작인 스릴러 영화 '콜'과 범죄 영화 '낙원의 밤' 등이 넷플릭스 개봉을 타진 중으로 알려졌다.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도 극장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가 순제작비 240억 원을 투입한 '승리호'는 올해 여름 극장가의 기대작이었지만 결국 스크린 개봉은 포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이 극장을 찾기 보다는 집안에서 영화를 보는 문화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도 극장가의 큰 악재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넷플릭스와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 만난 고기'다.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 가입자는 9월 기준 336만 명으로 추산된다. 1년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 출범 1주년을 맞은 웨이브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웨이브는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던 ‘옥수수’와 지상파 스트리밍 서비스 ‘푹(POOQ)’이 통합한 스트리밍 서비스다. 웨이브는 1년 사이 유료이용자수가 64.2% 늘었다. 무료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회원 수는 최근 1000만명이 넘었다.

가전업계의 대형 TV의 판매량도 코로나 19 이후 크게 늘어났다. 집 안에서도 영화관 못지않은 관람환경을 갖추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영화관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상영관 감소와 관람료 인상 등 극장가의 자구책이 결국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영화 한 편 볼 가격이면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형 스크린에 적합한 블록버스터도 적어지고 있고, 상영관 축소로 접근성까지 떨어지게 되면서 극장이 TV보다 나은 점을 찾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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