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대전 백화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갤러리아·롯데·세이 등 기존 지역 백화점들은 각자의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7일 대전에 13번째 점포 '대전신세계 아트&사이언스'를 오픈한다. 대구신세계 이후 5년만의 신규 출점이다. 대전신세계는 연면적 8만6000평 규모의 지하 3층~지상 43층으로 이뤄진 중부권 최대 랜드마크로 기획됐다. 8개층 매장의 백화점과 193m의 신세계 엑스포 타워로 구성됐다.
브랜드·외식·체험의 '신세계' 연다
대전신세계의 층당 면적은 최대 3800평에 달한다.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보다 크다. 신세계는 이 공간에 구찌·발렌시아가·토즈·페라가모 등 인기 럭셔리 브랜드를 집중 배치했다. 특히 펜디·보테가베네타·셀린느·예거르쿨트르 등은 대전 지역 최초로 선보인다.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편집 매장 분더샵, 메종키츠네·메종마르시엘라 등의 신명품 브랜드도 지역 최초로 입점시켰다. '연작'을 비롯한 입점 화장품 브랜드는 총 47개다. 이 역시 지역 최대 규모다.
뉴욕 '첼시마켓'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꾸민 식품관에서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한식부터 디저트·베이커리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표 브랜드로는 중화요리 4대 명장 유방녕 셰프의 '신차이', 홍콩 현지 느낌을 살린 '호우섬', 호텔신라 아리아케 출신 이승철 셰프의 '스시호산' 등이 준비됐다. 또 엑스포타워 38층에는 대전에서 가장 높은 스타벅스 매장이 자리잡았다.
체험형 콘텐츠도 다양하다. 카이스트와 함께 준비한 국내 최초의 사립 과학 아카데미 '신세계 넥스페리움'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넥스페리움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계승하면서도 최신 과학을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최초 미디어 아트 결합형 '대전 엑스포 아쿠라리움'도 오픈한다. △충청권 최초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 몬스터' △대전 최고 높이의 전망대 '디 아트 스페이스 193' △프리미엄 메가박스 등 즐길 거리도 갖춰졌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신세계가 5년만에 신규 점포인 대전신세계를 새롭게 선보인다"며 "그 동안 신세계가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 상권에 최적화된 브랜드로 구성했으며, 향후 중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맹주', 3사 3색 생존전략
대전신세계 개점을 맞아 기존 백화점들도 대응에 나섰다. 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초 외관 리뉴얼에 이어 MZ세대를 겨냥한 명품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토즈에 이어 알렉산더 맥퀸, 발렌티노 등 브랜드를 추가했다. 특히 코스(COS)와 A.P.C는 중부권 최초로 입점시켰다. 갤러리아타임월드는 기존에도 중부권 최다 명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전신세계에 맞서기 위해 '강력한 한 방'을 더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생활밀착형 백화점'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지역 유명 베이커리인 성심당의 시그니처 스토어를 오픈했다. 10월에는 옥상정원에 힐링 공간 '소담뜰'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지하 1층 식품관에 대전 로컬푸드 직매장 '한밭가든'을 여는 등 지역 친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와 협업해 피트니스 '리조트 피트니스&랩'을 오픈하며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대전 지역 토착 백화점인 백화점세이는 지역 상권 맞춤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학부모가 많은 대전 시장을 겨냥해 자녀를 둔 고객을 위한 아동 매장을 확대했다. 집콕 트렌드를 겨냥한 인테리어·생활용품 매장도 강화했다. 나아가 충성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VIP 등급을 세분화하고, 전용 공간 '프라임라운지'를 리뉴얼하는 조치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전 백화점 업계는 가격대별로 갤러리아·롯데·세이 등이 사실상 과점 구도를 형성한 이후 사실상 실질적인 경쟁을 펼치지 않아 왔다"며 "여기에 그동안 진출 지역 대부분에서 '지역 1번점' 전략을 구사해 온 신세계가 진출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