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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부 vs 점주' 갈등 격화…이유는

  • 2021.09.07(화) 15:41

시장 경쟁 격화에 '목표 불일치'
수익성·상생 등 가맹본부에 부담
본부·점주 '소통'…정책 지원 절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본사의 윤리적 '갑질'이 갈등의 주된 원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익성과 매장 운영 방식 등에서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목표 불일치'의 결과로 보고 있다. 원자재 등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올리는 가맹본부는 더 많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매장을 리뉴얼하고, 광고를 진행하는 등 '투자'가 필요하다. 가맹점주들에게 이는 '비용' 증가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사업의 구조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온다. 많은 가맹점주를 두고 있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분야 가리지 않는 '갈등의 연속'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을의 대응권'을 강화하는 입법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의견 불일치를 보이는 가맹점과 계약 해지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가맹본부가 점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과 대화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성토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맘스터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개최됐다.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점주 200여 명은 최근 경기도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가맹본부가 인근 점포에서 물품을 빌리는 행위를 차단한 것과 일방적으로 공급가를 인상한 사례 등을 문제삼았다. 또 가맹본부가 가맹점주협의회 결성을 주도한 일부 가맹점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주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맘스터치 가맹본부는 위생 관리 차원에서 물품 대여를 막았다고 반박했다. 계약 해지는 일부 가맹점주의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가맹점주협의회 결성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 결성은 본사에서 개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신규 가맹점 유치가 중요한 프랜차이즈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허위사실 유포가 일부 점주 계약해지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에그드랍이 로열티 인상 문제로 가맹점주들과 분쟁을 겪었다. 이에 앞서 bhc, BBQ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가맹점주와 대립했다. 일부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와 법정 싸움을 진행하기도 했다. 갈등의 전개 양상은 모두 비슷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갑질'과 '소통'을 문제삼았다. 가맹본부는 '적법성'과 '허위사실' 등을 강조하며 맞섰다.

극단적 상황 치닫는 이유는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시장 내 갈등의 원인이 바뀌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업계의 갈등 대부분은 '원인'이 분명했다. 과거 교촌치킨·미스터피자의 오너 및 오너 일가의 '갑질'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며 가맹점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본사 직원의 폭언 등도 갈등의 주된 요소였다. 원인이 분명한 만큼 본사가 사과하거나 오너가 물러나면 갈등이 일단락될 수 있었다.

반면 최근의 갈등은 수익성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다. 가맹본부가 공급가·광고비·로열티 등을 인상하면서 가맹점주와 소통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장기간 영업해 온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어 매장 리모델링 등을 둘러싼 갈등도 빈번하다. 양측 모두에게 생존의 문제인 만큼 일방의 사과보다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갈등 해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 갈등 사례.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주 수익원은 로열티가 아닌 유통 마진이다. 납품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매출을 증가시켜야 한다. 자연스럽게 광고, 매장 리뉴얼 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선 가맹점주에게 이는 비용일 뿐이다.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사이의 '목표 불일치'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6년 3128개였던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5년만에 4190개로 30.2% 늘었다. 반면 유로모니터 기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33조2000억원에서 38조6970억원으로 16.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각 가맹본부는 비용 절감과 공격적 마케팅 등에 집중하게 된다. 갈등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상생 중요한 것 사실…제도적 지원해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고민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역할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수익성을 이유로 가맹점주들을 압박하거나, 기업의 논리만을 앞세운다면 살아남기 어렵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불거진 후 SNS 등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더군다나 앞으로는 제도적으로도 가맹본부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여당이 내놓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에는 △가맹점주 단체에 단체교섭권 부여 △계약갱신요구권 기한 삭제 △광고·판촉 진행시 가맹점주 사전 동의 획득 의무화 △가맹점사업자 거래조건의 협의 거부 불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대부분이 가맹점주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성장 속도에 비해 가맹본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업계에서는 이런 기조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시장은 소수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했다. 때문에 가맹본부의 힘이 강했다. 반면 지금은 다수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어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가맹점주들의 정보 접근성도 과거에 비해 높다. 때문에 현상 유지를 위해서라도 '동반성장'에 나서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규제보다는 자발적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과거와 다르고,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팀워크를 다져야 할 것"이라며 "다만 가맹본부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정책적 기조는 업계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잘못한 것만 질책할 것이 아니라, 잘 하는 부분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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