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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와인, 더 맛있게 즐기는 법

  • 2022.01.16(일) 10:05

[食스토리]초저가 와인 등장에 '가격 부담↓‧소비↑'
시큼해진 남은 와인…소스‧파스타 등 요리에 활용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와인'은 화이트, 레드, 스위트 등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고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어 여성이나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주류로 꼽힙니다. 과거에 와인은 고가의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1만원대 이하의 와인들도 많아지면서 가격적인 부담도 줄었습니다.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대형마트들은 초저가 와인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마트가 가장 먼저 6900원에 출시한 G7이 시초였죠. 이후 롯데마트도 초저가 와인인 엘(L)을 내놨고 홈플러스도 속속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별로 5000원 이하의 초초저가 와인들이 출시돼 매출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G7에 이어 2019년 '도스코파스'라는 초초저가 와인을 4900원에 선보이면서 주류 카테고리 내 와인 매출 비중이 늘었습니다. 

이마트에 자극을 받은 다른 대형마트들도 지난 2020년 초초저가 와인들을 내놨습니다. 홈플러스는 도스코파스와 동일한 가격인 4900원의 '카퍼릿지', 롯데마트는 가격을 더 낮춘 3900원 와인 '레알 푸엔테'를 출시했습니다. 그 결과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3대 대형마트의 지난해 와인 전체 매출은 각각 전년 보다 11%, 24%, 63.4% 늘었습니다. 와인의 가격 장벽이 무너지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도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와인은 먹기에는 편하지만 의외로 도수가 셉니다. 13~15도 정도인데요. 낮은 도수로 출시된 소주가 16도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용량은 소주보다 더 많죠. 소주는 일반 사이즈 기준 1병당 360ml지만 와인은 750ml입니다. 일부 375ml의 작은 사이즈로 출시된 와인도 있지만 하지만 종류가 별로 없고 750ml과 비교했을 때 용량 대비 가격이 좀 더 비쌉니다. 

대형마트 3사의 대표 초저가 와인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특히 소주나 위스키는 먹고 며칠이 지나 마셔도 크게 맛의 변화가 없지만 와인은 다릅니다. 오픈한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돼 하루만 지나도 시큼한 냄새가 강해집니다. 남은 소주는 누린내 제거 등 음식에 넣어 요리하거나 청소, 옷의 얼룩 제거 등에 사용하곤 하는데요. 남은 와인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따뜻한 뱅쇼로 만들어 먹기 좋습니다. 뱅쇼는 프랑스에서 감기에 걸리거나 예방차원에서 흔히 마시는 겨울 음료인데요. 화이트와 레드 와인 모두 뱅쇼로 만들어 마실 수 있습니다.

뱅쇼는 남은 와인에 오렌지, 레몬, 귤 등 과일과 설탕, 계피를 넣어 끓이면 됩니다. 원래 레시피는 팔각과 정향이라는 향신료도 함께 들어가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찾기 어려우니 빼도 무방하다고 하네요. 또 레드와인과 발사믹식초를 1:2 비율로 넣고 버터와 올리고당을 약간 추가해 졸이면 와인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손쉽게 요리에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레드와인은 고기의 잡내를, 화이트와인은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줍니다. 나아가 레드와인으로는 프랑스 전통요리인 코코뱅(chicken braised in red wine)과 비프 부르기뇽을 만들 수 있는데요. 어렵고 생소한 이름과 달리 만드는 난이도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각종 야채와 토마토페이스트, 버터와 밀가루 약간을 기본 베이스로 닭고기와 레드와인을 넣어 끓이면 코코뱅, 여기에 닭 대신 소고기와 치킨스톡, 레드와인을 넣어 끓이면 비프 부르기뇽이 됩니다.

화이트와인의 경우 맛술이나 청주 대신 넣어도 되는데요. 조개에 화이트와인에 조개를 볶아 스파게티 면을 넣어주면 감칠맛 나는 봉골레파스타가 되고, 조개와 다진마늘과 청양고추를 자박하게 끓이면 바지락 술찜으로 재탄생합니다.

이밖에도 와인에는 식물성 화학물질인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항산화물질 중 하나입니다. 와인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화장솜에 적셔 팩을 하면 주름 예방, 노화 방지, 각질제거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와인 1병을 다 마시기 부담스러웠다면 이제는 요리와 피부에 양보해보는 건 어떨까요.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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