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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산다' 지역 배달대행사, 생존게임 본격 '스타트'

  • 2022.04.21(목) 07:00

대형업체 공습 속 통합으로 활로찾기
더가치플래닛, 100만콜 처리하는 플랫폼 개발
'규모의 경제' 이뤄 접근성·협상력 높여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생존을 위한 지역 배달대행사들의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전국 각지의 업체들이 손을 맞잡고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규모를 키워 배달앱과 대형 배달대행사의 시장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목표는 지역 기반 플랫폼 구축이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류 등 신사업을 타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퀵커머스' 등 근거리 배송 시장 영역을 노린 사업 확장 움직임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역 배달대행사의 생존 전략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규모 키우고, 시스템 고도화하고

지역 배달대행사들의 합작법인 '한국배달대행연합'이 지난 6일 출범했다. 참여사는 예스런·배달의전설·푸드딜리버리코리아 등 총 7곳이다. 한국배달대행연합의 설립 목표는 중·소규모 배달대행사의 경쟁력 향상이다. 이를 위해 전국 단위 배달 공유망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프로그램사·배달대행사·소속 라이더를 '공유 플랫폼'으로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 배달대행사들은 최근 한국배달대행연합을 출범시켰다. /사진=한국배달대행연합

황규성 한국배달대행연합 대표는 "참여 회원사를 중심으로 전국 공유망을 먼저 형성한 후,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나 운영사(총판)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며 "향후 더 많은 배달대행 사업자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자체를 고도화한 사례도 있다. 더가치플래닛이 지난 13일 론칭한 '뉴트랙'이 대표적이다. 뉴트랙은 기존 배달대행 플랫폼의 취약점이었던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했다.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활용해 일일 배달주문 처리량을 최대 100만 건까지 높였다. 주문접수·배달·관제 업무 서버는 이원화해 장애 처리도 원활하게 하도록 했다.

배달대행사가 '플랫폼화' 꿈꾸는 이유

중소 배달대행사의 이런 움직임은 생존 전략이다. 배달대행사의 핵심 경쟁력은 라이더 조직 규모다. 소속된 라이더가 많을수록 주문 처리량이 늘어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져서다. 여기에 중소 배달대행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소속 라이더들의 현지 외식 시장 및 교통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규모만 커질 수 있다면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 효과도 따라올 수 있는 구조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다만 중소 배달대행사들은 최근 라이더 이탈에 시달리고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들이 자체 라이더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압도적 자금력을 바탕으로 추가 프로모션 배달비를 지급하고, 자율근무제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해 라이더를 끌어갔다. 여기에 일반 시민까지 배달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중소 배달대행사의 입지 흔들렸다. 바로고·메쉬코리아 등 대형 배달대행사들의 지역 시장 지배력도 확대되고 있다.

이 경우 지역 배달대행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많지 않다. 프로모션으로 '맞불'을 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 배달대행사 대부분이 규모가 작고, 재무 여력도 빠듯해서다. 일반인 배달원을 확보하기에는 자체 주문처리 플랫폼이 고도화되지 않았고, 인지도도 낮다. 결국 연합을 통한 '규모 키우기'가 현실적으로 유일한 방법이다. 일단 규모를 키워 지역 장악력을 높여두면, 외부 플랫폼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배달대행으로 끝내지 않는다

지역 배달대행사들은 플랫폼화를 통한 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다. 첫 목표는 지역 물류다. 이들의 플랫폼은 지역 상권이 기반이다. 따라서 근거리 배송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아울러 규모가 커지는 만큼 외식기업 등과의 접근성·협상력도 높아진다. 퀵커머스도 새로운 기회다. 지역 상권·도로망 이해도가 높은 배송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이 현실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사업의 내실도 탄탄해질 수 있다.

실제로 주요 배달대행사들은 물류기업으로의 변신을 이미 시작했다.  메쉬코리아는 경기도 곤지암 등에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을 적용한 풀필먼트센터를 설립했다. 퀵커머스 시장 성장에 대비해 도심형물류거점(MFC)도 증설했다. 오아시스마켓과 퀵커머스 합작사 '브이'를 세우고 직접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바로고·생각대로 등 주요 배달대행사들도 편의점·마트 등과 손잡고 퀵커머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아울러 배달대행업은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산업이다. 매 주문을 처리할 때마다 인구 이동경로와 상권 정보, 소비 패턴 등이 데이터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신한은행이 이런 배달대행업의 특성을 겨냥해 자체 배달앱 '땡겨요'를 론칭하기도 했다. 지역 배달대행사 역시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소상공인 솔루션 등 새로운 영역 개척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배달대행사들은 각지 상권과 밀접한 관계를 맻고 있는 경우가 많아 대형 업체들에 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의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다면 무시할 수 없는 일종의 로컬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며 "지역 배달대행사에게 활용도가 높은 전문 플랫폼 산업도 성장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도 보완되고 있다. 규모가 충분히 커진다면 다양한 응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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