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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즉시 배송' 시장 진출하는 이유

  • 2022.03.12(토) 10:05

[주간유통]이마트, '퀵 커머스' 진출 타진
전국 이마트 매장 활용…상품 다양화 가능
SSG닷컴 등과도 시너지…배송망 확충 숙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고래가 등장했다

이마트의 '퀵 커머스(Quick Commerce·즉시 배송)' 시장 진출 타진 소식에 유통업계가 떠들썩합니다. 당연합니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즉시 배송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나섰으니 업계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마트가 퀵 커머스 시장 진출 여부를 고민했던 것은 꽤 됐습니다. 그동안 시장 상황을 계속 관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구체적인 움직임이 드러난 겁니다.

퀵 커머스는 쉽게 말해 '즉시 배송'을 말합니다. 쿠팡의 로켓배송, 컬리의 새벽배송은 유통업계에 배송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없었던 배송 서비스에 열광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서비스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더욱 올라갑니다. 더 빠르고 더 편한 서비스를 원하게 됐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즉시 배송입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즉시 배송은 소비자가 주문 즉시 배달원이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활용해 근거리를 직접 배송합니다. 아무리 빨라도 하루 정도는 걸렸던 배송이 이젠 짧게는 20분, 길게는 2시간이면 가능해지게 된 겁니다. 하지만 즉시 배송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배송 거점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근거리 배송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거주하는 곳 근처에 물류 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 있어야 합니다.

즉 즉시 배송은 도심에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곳을 반드시 갖춰야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도심에 물류센터를 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미 도심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곳들이 인기인 겁니다. 이를 소규모 물류 센터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인 거죠. 최근 유통업체들이 도심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곳을 인수하거나 이미 매장들을 갖춘 곳들이 배달 대행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핫해진 즉시 배송 시장

현재 즉시 배송 시장은 성장세에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2020년 5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즉시 배송 시장은 오는 2025년에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즉시 배송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와 쿠팡의 '쿠팡이츠마트'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가격보다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MZ세대와 1, 2인 가구 증가 덕분입니다.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 보니 유통 업체들의 관심도 큽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던 도심 내 물류센터 역할을 할 곳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죠. 그래서 인수합병이나 제휴를 통해 이 시장을 노크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한 것도, 오아시스마켓이 배달대행업체인 '부릉'과 손잡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최근 정육각으로 새 주인이 결정된 초록마을 인수전에 이마트 등이 뛰어들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유통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이동하면서 한동안 오프라인 매장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즉시 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곳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때 미운 오리 새끼였던 오프라인 매장들이 이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전제조건이 된 겁니다. 수요가 생기니 새로운 영역이 열리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유망한 즉시 배송 시장도 단점은 있습니다. 현재까지 즉시 배송 시장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더불어 가격이 비쌉니다. 편리한 만큼 대가를 치러야겠죠. 아직 배송 가능 지역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한계로 꼽힙니다. 그럼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이 이런 단점들 보다 편리함에 더욱 방점을 찍은 덕분입니다. 

확실한 이유가 있다

이마트는 현재 내부족으로 즉시 배송 서비스를 준비할 부서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불어 서울 시내에 도심형 물류센터를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마트가 도심형 물류센터를 오픈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서울 강남에 위치하고 있는 과거 일렉트로마트 논현점 건물입니다. 이마트의 즉시 배송을 위한 움직임이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죠.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너무 늦게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모르는 소리입니다. 이마트도 이미 오래전부터 즉시 배송에 대한 고민을 해왔습니다. 다만 시장이 무르익기를 기다린 것이죠. 시장 상황을 보며 물밑에서 준비를 이어오다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겁니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자칫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비싼 수업료를 치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트 본사 /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의 즉시 배송 시장 진출은 여러 측면에서 수긍이 갑니다. 일단 이마트는 전국 곳곳에 이마트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편의점 이마트24와 규모는 작지만 이마트에브리데이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거미줄 같은 유통망을 갖춘 셈입니다, 이들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즉시 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남들에게 가장 큰 약점인 것이 이마트에겐 이미 갖추고 있는 장점인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국의 이마트와 이마트24 등을 활용하면 기존 즉시 배송의 단점으로 꼽혔던 단순한 상품 구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짧은 매송 시간이 핵심인 신선식품도 이마트가 나서면 얼마든지 가능해집니다. 배송 비용도 낮출 수 있습니다. 여기에 SSG닷컴과 같은 이커머스 부문과 SSG페이 활용 등 계열사 간 시너지도 충분합니다. 이마트로서는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안정적 배송망 확충은 숙제

다만 안정적인 배송망을 갖추는 것이 숙제일 겁니다. 아무리 상품 구성이 좋다고 해도 배송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들은 바로 외면할 겁니다. 이마트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현재 준비하고 고민하는 부분 중에 배송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전국의 이마트를 통해 풍부한 상품을 근거리에 빨리 배송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이마트만의 장점입니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현재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일 겁니다. 즉시 배송에 나서게 되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체 배송 능력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듭니다. 실제로 내부적으로 배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송 전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나 별도의 즉시 배송 전문 업체 설립, 인수합병까지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그만큼 이마트도 안정적인 배송 능력 확보가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임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찌 됐건 이마트의 즉시 배송 시장 진출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즉시 배송으로 이마트가 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마트는 온·오프라인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마트의 즉시 배송 시장 진출로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겁니다. 이마트가 본격적으로 진용을 갖추기 전에 기존 시장을 수성하고 새로운 시장을 늘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이마트가 자신들이 보유한 장점들을 총동원해 서비스를 개시하게 되면 시장은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트의 새로운 도전, 충분히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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