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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엔 생선 대신 고기? 오염수 방류 영향 '촉각'

  • 2023.08.30(수) 06:50

"수산물 소비 줄어들라"…마트·백화점 속앓이
'검사 강화·산지 다변화' 소비자 안심 마케팅 
아직 여파 없는 시장…"커지는 불안감이 변수"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채널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방사능 포비아에 수산물 소비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아직 뚜렷한 매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수산물 대체재'로 꼽히는 돼지·닭고기 등 가격도 아직은 평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곧 추석인데…" 오염수 '불똥'

30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 등 채널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업계는 오염수 방류 이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는 등 최근엔 자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곧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 만큼 오염수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 상품안전센터에서 이뤄지는 방사능 검사의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대형마트에서는 안심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이미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이외에도 방사능 검사에 대한 결과지를 매장 매대에 붙여 고지하는 등 고객 안심에 주력 중이다. 자체 품질연구소의 방사능 검사 횟수와 빈도도 늘리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방사능 물질 검사가 이뤄지는 '상품안전센터'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추석 명절 선물세트 판매를 앞둔 백화점은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상품 마련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수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청과와 한우 세트의 품목과 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갑각류와 선어를 일본과 먼 아르헨티나 캐나다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등 수산물의 해외 산지를 다변화했다. 

업계는 수산물 포비아가 현실화할 경우 소비 위축 등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제주연구원이 진행한 국민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4%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날 일부 대형마트에선 수산물의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수산물 비축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여파 없지만 '변수' 가득

다만 아직 수산물 가격 변동은 없는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고등어(국산 염장)의 소매가격은 2295원으로 1개월 전 가격(2231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복(5마리)의 소매가격은 1만1044원으로 오히려 1개월 전 가격보다 12.8% 떨어졌다. 이외에도 멸치, 김 등 가격도 큰 변동이 없었다.

2023년 7월 8월 주요 수산물 육류 가격 변화 추이. 오염수 방류 전과 후 큰 변화가 없었다. / 그래픽=비즈워치

수산물의 대체품으로 꼽히는 돼지고기, 닭고기의 가격도 뚜렷한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삼겹살 100g의 소비자 가격은 2655원으로 전월 동기(2608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2709원)와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다. 목심, 갈비, 앞다리 등 부위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닭고기(육계) 1㎏의 가격 역시 6295원으로 1개월 전(6384원)대비 되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업계는 아직 파장을 속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불안 확산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가 생길 수 있어서다. 앞으로 세슘 등 방사능 수치가 높아진 사례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수산물 소비가 급감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육류의 가격이 치솟는 미트플레이션(고기+인플레이션)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날 마니커 등 육가공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산물 매출이 줄고 육류가 증가하는 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지난 6월부터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보도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미리 이를 인지해왔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소비자 불안감이 어떻게 터져 나올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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