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토아가 민간 홈쇼핑 최초로 유통망 상생결제를 도입했다. 유통망 상생결제란 유통 플랫폼에 입점한 협력업체들이 빠르게 판매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SK스토아는 앞으로 연간 9000억원 규모의 자금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물가 고금리 경기침체 속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동반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민간 홈쇼핑 '최초' 참여
16일 오후 SK스토아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 마포구 SK스토아 본사에서 '유통망 상생결제 도입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암 SK스토아 대표이사,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민재석 한국T커머스협회장,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암 대표이사는 이날 환영사에서 "유통망 상생결제 제도는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덜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로 진정성 있는 동반 성장을 위해 유통업계 최대 규모로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ESG 경영을 통해 중소 사회적 기업과 진정성 있는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이제 공공 부문에 이어서 민간 부문에까지 유통망 상생결제가 확산되어 납품대금 회수와 유동성을 걱정하는 많은 소상공인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장서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망 상생결제가 뭔데?
상생결제 제도는 협력사가 대기업 등에 상품을 공급하고 받은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미리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한 제도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현재 국정시책으로 중점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로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인 제도 확산을 이어왔다.
다만 이를 유통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 위탁인 판매구조 탓이다. 이 때문에 중기업벤처부는 유통망 상생결제에는 결제 방식을 달리했다. 기업의 신용을 제공하는 대신 유휴자금을 담보로 입점 업체에 위탁판매대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유통망 상생결제는 지난해 공영홈쇼핑이 첫 시행했다.
민간 홈쇼핑 기업 도입은 이번 SK스토아가 처음이다. SK스토아 기준, 현재 협력사들은 보통 10일 단위로 판매 대금을 정산 받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해당 제도를 활용하면 최소 3일 이내에 판매 대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는 게 SK스토아의 설명이다.
상생결제로 '선순환' 만든다
이를 위해 SK스토아는 자체 재원으로 마련한 예치금을 활용한다. 매월 750억원, 연간 9000억원 규모로 유통망 상생결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SK스토아 관계자는 "일부 협력사들은 판매대금 정산 전 새로 판매 물품 준비를 위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등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앞으로 이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SK스토아를 비롯한 T커머스는 방송 편성의 70% 이상이 중소기업 협력사 제품이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이 유통망 상생결제를 통해서 현금 유통성을 확보하면 SK스토아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라는 게 SK스토아의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을 계기로 유통망 상생결제가 업계 전반에 확산하길 기대하고 있다.
윤석암 대표이사는 "SK스토아는 그동안 지자체,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에 대한 판로 확대를 지원해 왔다"면서 "SK스토아는 중소기업의 결제를 돕고 하나은행은 이를 지원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선순환을 만들어내 SK스토어의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기웅 차관은 "이날은 민간 홈쇼핑 기업이 상생결제에 참여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더 많은 기업이 상생결제를 도입해 나갈 수 있도록 동반성장지수에 상생결제 실적 평가를 강화하는 등 향후 활용 기업에 대한 혜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